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2R… 롯데홀딩스 주총 표대결 향방은?

김보라 기자
입력일 2015-07-29 18:48 수정일 2015-07-29 18:48 발행일 2015-07-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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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2라운드가 시작됐다. 바로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인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현지 언론은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신격호 총괄회장을 퇴임시킨 28일 이사회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주주총회서 표 대결을 피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당초 29일 귀국할 예정이었던 신동빈 회장이 일정을 바꿔 이번 주 일본에 머물기로 한 것 역시 롯데홀딩스 주총에 대비해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라운드에서는 일본인 이사진의 지지를 받은 차남 신동빈 회장이 ‘압승’을 거뒀지만, 2라운드에서도 승리를 확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구조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28%, 광윤사 27.65%,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각각 20%, 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도 어느 정도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구조를 보면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 어느 쪽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해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벌어질 경우 어느 쪽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28%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인 신격호 회장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

신 총괄 회장의 의중이 장남 신 전 부회장에게 있는 게 확실하다면 신동빈 회장은 혼자서 친족 전부를 상대해야 하는 불리한 승부를 펼쳐야 한다. 신동빈 회장이 고령의 신격호 회장을 급히 귀국하도록 한 것도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총에서 신격호 회장이 최소한 중립을 지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신격호 회장이 중립을 지킨다면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27.65%의 지분을 보유한 광윤사의 향방이다. 광윤사의 지분율은 정확히 알려지고 있지 않지만 이 회사 역시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비슷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0%가 넘는 ‘우리사주’가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고 있어 지분 구조상 신동빈 회장이 다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광윤사에 대한 정확한 지분율은 당사자 말고는 아는 사람이 없다”며 “다만 우리사주가 신 회장을 지지하고 있어 신동빈 회장이 다소 지분율 확보에서 유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광윤사의 설립자이자 최대주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의중이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있다면 우리사주의 뜻도 함께 바뀔 가능성이 크다. 결국 롯데 후계구도 결정은 신 총괄 회장의 의중에 달려 있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시각처럼 신 총괄 회장의 판단 능력이 흐려졌다면 형제간 진흙탕 싸움은 장기간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고령의 신 총괄 회장이 의중을 확실히 밝히는 게 롯데그룹 형제의 난을 종식시키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29일 롯데그룹 임직원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뜻이 담긴 사과문을 보냈다. 사과문에서 신 회장은 “롯데가 오랫동안 지켜온 기업가치가 단순히 개인의 가족 문제에 흔들려서는 안될 것”이라면서 “불안감과 혼란을 드리게 되어 죄송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