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경영권 향배는…日 롯데홀딩스 주총이 관건

김보라 기자
입력일 2015-07-29 17:50 수정일 2015-07-29 19:05 발행일 2015-07-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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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신격호 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 신동빈 회장

‘장남의 난’으로 롯데그룹의 후계구도의 향배에 대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차남 신동빈 회장의 ‘승’으로 일단락됐지만 후계구도를 두고 전쟁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관측이다. 

아직까지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지분이 비 슷해 주주총회 등에서 표 대결을 할 경우 어느 쪽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신격호 총괄회장 일가-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호텔롯데-한국 롯데 계열사로 요약된다.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20% 안팎으로 비슷하게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신영자 이사장도 롯데홀딩스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격호 총괄 회장의 지분은 28%로 가장 많다. 신 총괄 회장의 의중이 장남 신 전 부회장에게 있고, 장녀 신영자 이사장도 장남 편에 섰다면 신동빈 회장은 혼자서 친족 전부를 상대해야 하는 불리한 승부를 펼쳐야 한다.

이 때문에 일본과 한국 재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으로 모아지고 있다. 주총 일정이 아직 구체적으로 잡히지 않았지만 이미 양측이 지분 매입 경쟁에 돌입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인포]36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현지 언론 등도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이번 이사회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주주총회서 표 대결을 피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신동빈 회장이 신 총괄회장과 함께 일본서 귀국하지 않은 것도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총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만일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총이 열린다면, 롯데홀딩스 지분 22%를 보유한 ‘광윤사’의 결정이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광윤사’는 누구 품에? 

광윤사는 자본금 2000만엔에 직원은 3명에 불과하지만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22%, 한국 롯데알미늄의 지분 22.84%를 보유해 한국과 일본을 통합한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기업이다. 

광윤사는 지난 2002년 부산은행에 대한 지분 보유 공시를 하면서 신격호 총괄회장이 지분 50%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 현지 언론과 국내 재계에서는 10여년이 지난 지금 광윤사 지배구조에 변동이 있었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령인 신 총괄 회장이 지분 상당수를 두 아들에게 증여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은 광윤사 지분을 각각 29%를 가지고 있으며, 신 총괄회장의 경우 3%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하지만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광윤사의 지분구조는 확인해줄 수 없지만 신격호 회장이 최대주주인 것은 확실하다”며 이 같은 관측을 부인했다.

또다른 롯데그룹 관계자는 “광윤사에 대한 정확한 지분율은 당사자 말고는 아는 사람이 없다”며 “다만 우리사주가 신 회장을 지지하고 있어 신동빈 회장이 다소 지분율 확보에서 유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이 의중이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있다면 우리사주의 뜻도 함께 변동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롯데그룹의 승계구도의 확실한 ‘한방’은 신 총괄회장이 쥐고 있다. 신 총괄회장이 오랜 기간 광윤사를 통해 한일 롯데를 지배해왔다는 점에서 신 총괄회장이 마음먹기에 따라선 후계구도에 변동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두 형제가 지분 비율이 비슷한 만큼 광윤사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누가 얼마만큼 확보하느냐가 롯데그룹 전체의 실질적 지배권을 결정짓는 최대 요인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