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위기론’ 한화, 가을잔치 문제없나

브릿지스포츠팀 기자
입력일 2015-07-29 08:56 수정일 2015-07-29 08:56 발행일 1970-01-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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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 삼성의 경기. 김성근 한화 감독이 5회초 삼성의 공격에 점수를 내주고 나서 더그아웃을 돌아보고 있다.(연합)

지난 몇 년간 ‘만년 꼴찌’라는 오명을 떨치지 못했던 한화 이글스는 이번 시즌 ‘야신’ 김성근 감독을 영입하며 성적 반등을 꾀했다.

 
가장 중요한 전력 보강도 잊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국가대표 테이블세터 정근우와 이용규가 한화 유니폼을 입었고, 올 시즌에는 권혁, 배영수, 송은범까지 합류했다. 스프링캠프에서는 김성근 감독 특유의 지옥훈련으로 선수들 입에서는 단내가 가시지 않을 정도였다.
 
확 달라진 한화는 시즌 내내 KBO리그 최고의 핫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매 경기 한국시리즈를 방불케 하는 혈전은 한화팬들에게 감동을 줄 뿐만 아니라 타 팀 팬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다. 케이블 채널에서 중계되는 시청률 역시 한화의 경기가 압도적 1위를 차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화는 전반기를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한 5위로 마쳤다. 매해 ‘탈꼴찌’가 목표였던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약진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의 순위만으로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은 여기서 멈출 생각이 없는 듯 하다. 그는 시즌 초 미디어 데이에서 “내년에는 두 번째로 입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곧 한국시리즈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한화의 가을 잔치는 그들의 간절한 소망대로 이뤄질 수 있을까.
 
일단 한화의 전력은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나아진 게 사실이다. 지난 2년간 FA로 영입한 선수들 중 정근우와 이용규, 권혁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팀 내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김태균은 개인적 기량이 뛰어남은 물론 정신적 지주라는 또 하나의 타이틀을 얻었다.
 
특히 그동안 중용 받지 못하던 김경언과 송창식, 박정진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고등학생만도 못하다던 수비도 경기가 거듭될수록 나아지는 모습이다. ‘김성근 효과’는 한화의 성적 반등과 함께 실재한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하지만 한화는 시즌 내내 ‘위기론’에 시달리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팀의 수장이 김성근 감독이기 때문이다. 물론 김성근식 야구에 호불호가 크게 엇갈렸던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선수, 특히 투수들의 혹사 문제다. 실제로 한화의 마무리로 활약 중인 권혁은 벌써 80이닝 이상을 소화 중이다. 권혁은 지난 2011년 이후 연간 50이닝 이상 던져본 적이 없다. 내년 시즌이 아니라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다는 평가가 줄기차게 쏟아지고 있다.
 
‘불혹’의 박정진도 권혁 못지않게 많이 던지고 있다. 그도 얼마 안 있으면 80이닝을 넘어서며 이대로 진행될 경우 100이닝 돌파가 확실시 되고 있다. 이들 두 투수는 시즌 초부터 한화의 거의 대부분 경기에 출전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꿋꿋하게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신체의 한계를 정신력으로 극복한 대표적 예라 할 수 있다.
 
김성근 감독은 지금까지 맡는 팀마다 확실한 성적을 냈다.
 
90년대에는 도저히 답이 없을 것 같았던 쌍방울을 2위까지 끌어올렸으며 2002년에는 LG 지휘봉을 잡아 한국시리즈에서의 선전으로 ‘야신’이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다. 2000년대 말에는 SK 왕조의 기치를 바로 세운 이가 김성근 감독이다.
 
당시에도 혹사 논란은 꾸준히 불거졌지만 김성근 감독은 뚜렷한 성적 상승으로 자신의 야구 철학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야구 인생 자체가 위기였던 김성근 감독은 칠십이 훌쩍 넘은 나이에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이번에도 ‘위기가 곧 기회’라는 전설을 한화와 함께 할 수 있을까.
 
브릿지스포츠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