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관건될 듯

김보라 기자
입력일 2015-07-28 18:17 수정일 2015-07-29 10:11 발행일 2015-07-2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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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家 장남 신동주(60)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의 반란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측에 의해 하루 만에 제압됐지만, 롯데그룹 경영권 문제는 아직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라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 회장이 보유한 지분이 누구에게로 가느냐에 따라 언제든지 결과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롯데의 핵심 역할을 하는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나 다름없는 호텔 롯데의 지분을 직간접적으로 99%나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이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신 총괄회장이 28%, 포장자재 판매업체인 광윤사가 2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지분구조를 보면 롯데그룹 경영권의 키는 사실상 신 총괄회장이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신 총괄회장이 보유한 일본 롯데홀딩스, 광윤사 지분의 처리과정이 향후 롯데그룹 후계구도를 판가름 짓는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롯데그룹과 외신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의 일본행을 주도한 이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다. 그리고 신 전 부회장의 의도에 따라 신 총괄회장은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일본 롯데홀딩스의 이사 6인을 해임했다.

이 과정이 신 총괄 회장의 자의에 의한 것인지 타의에 의한 것인지인지 확인할 수도 없고, 적법한 절차를 거친 것도 아니지만 어쨌든 신 총괄 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의중에 따라 움직인 것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신동주 부회장 비롯한) 경영권과 무관한 분들이 대표이사라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법적 지위를 무단으로 이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신동빈 회장은 다음날인 28일 일본 롯데홀딩스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전날 신 총괄회장의 결정을 번복하고 그를 이사회에서 해임한 후 명예회장에 추대했다.

하지만 주식회사에서 경영진인 이사의 선임은 주주총회 고유의 권한이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과반수의 지분을 확보한 신 총괄회장이 임시주총을 소집해 현재 이사진의 해임을 결정한다면 28일 이사회의 결정은 의미가 없어진다.

이에 따라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앞으로도 신 총괄회장의 마음을 움직여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하고 나설 가능성이 높다.

또 이같은 신동주 전 부회장의 움직임에 신동빈 회장 측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롯데그룹은 28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롯데홀딩스는 향후 주주총회를 통해 신격호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는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주주총회에 대한 대응책을 어느 정도 마련해 놓은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대해 재계의 한 관계자는 “경영권 승계 싸움은 결국 지분 싸움”이라며 “한일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에서의 지분경쟁 결과에 따라 롯데그룹의 후계구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