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 끝낸 맨유, 200억보다 데 헤아와의 1년?

브릿지스포츠팀 기자
입력일 2015-07-26 11:30 수정일 2015-07-26 11:31 발행일 1970-01-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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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미국 산타 클라라에에서 열린 ‘2015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에서 맨유 골기퍼 다비드 데 헤아가 FC바르셀로나 세르히 로베르토 선수를 수비하고 있다.(AP=연합)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수문장 다비드 데 헤아(24)를 끝까지 지킬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25(이하 현지시각) 영국 현지 언론들은 맨유가 데 헤아를 레알 마드리드로 보내지 않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맨유는 200억 원 정도의 적은 금액으로 데 헤아를 이적시키는 것이 모든 면에서 불합리하다고 여긴다고 보도했다.

맨유는 시즌 내내 데 헤아에게 재계약을 요구했다. 그러나 데 헤아는 재계약을 차일피일 미뤘고, 레알 마드리드의 이적을 내비치며 맨유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데 헤아의 마음이 확실히 떠난 것을 느낀 맨유는 그의 몸값으로 3500만 유로(한화 약 450억 원)을 책정했다. 골키퍼를 원했던 레알 마드리드는 1500만 유로(200억 원)을 제시하며 협상을 진행하려 했으나 맨유의 강력한 거부로 협상은 진척되지 않았다.

맨유는 원하는 몸값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 데 헤아를 FA로 풀어주기로 마음먹고 1년간 팀의 수문장을 맡기기로 결심했다.

데 헤아는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맨유에 남긴 유산 가운데 하나다. 퍼거슨 감독은 당대 최고의 키퍼였던 피터 슈마이켈, 에드윈 판 데르 사르와 함께 축구 인생을 보냈고, 이들을 통해 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 2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달성했다.

퍼거슨 감독은 판 데르 사르가 은퇴의 뜻을 밝히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신성인 데 헤아를 영입하며 팀의 십년지계를 만들기도 했다. 당시 퍼거슨 감독은 데 헤아는 어린 친구지만, 앞으로 맨유와 함께 성장해 나가면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라며 데 헤아가 맨유의 황금시대를 여는 초석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맨유는 데 헤아와 함께는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있었다. 퍼거슨 감독이 은퇴를 밝혔을 당시 맨유는 웨인 루니, 데 헤아를 주축으로 한 팀 개편도 함께 진행할 계획을 구상했다.

하지만 에드 우드워드 CEO의 협상력 부재가 여실히 드러나면서 후임 감독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 경질, 리그 7위 굴욕 등 다사다난한 시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지난해 엄청난 뭉칫돈을 쏟아내며 챔스 복귀에 성공했지만, 리빌딩을 위한 초석이었다고는 할 수 없었다.

이번 시즌 팀이 4위로 챔스 진출에 성공하면서 우드워드는 우승 전력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미드필더 라인에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모르강 슈나이덜린 등 알짜배기 선수들로 영입하며 전력을 상승시켰다. 여기에 득점왕 출신 멤피스 데파이와 수비수 다르미안을 영입하면서 최소 2시즌 후에는 최고의 전력을 통해 유럽을 다시 호령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우드워드의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월드클래스의 골키퍼는 필수다. 데 헤아는 어떤 키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가졌기에 그를 대체할 선수를 영입하기까지는 시간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우드워드 입장에서는 챔스 진출 실패는 맨유 몰락의 신호탄이라는 점을 익히 알고 있어, 어느 정도 손해를 보더라도 데 헤아를 1년을 더 묶어두는 편이 경제적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섣부르게 데 헤아를 이적시켜 다음시즌 챔스 진출권마저 따내지 못한다면, 챔피언스리그 실패에 따른 스폰서 해지 및 보너스 미지급, 중계권과 입장권 수입 감소 등 경제적 타격은 200억 원을 훌쩍 넘을 수밖에 없다.

현재 맨유는 200~300억 원의 수입을 더 발생시키는 것보다 과도한 지출을 통해서라도 팀 성적을 끌어올리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맨유 계산기는 회계상 흑자보다 장밋빛 미래가 더 이득이라는 것을 데 헤아 건으로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브릿지스포츠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