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두 번 떠난 임훈, 적토마 후계자 낙점?

브릿지스포츠팀 기자
입력일 2015-07-25 11:30 수정일 2015-07-25 11:33 발행일 1970-01-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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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훈
임훈(연합)

터질 듯 말 듯한 잠재력으로 팬들의 애간장을 태웠던 임훈이 LG에서 새 출발을 한다.

SK와 LG는 24일, 3:3 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이번 트레이드로 외야수 임훈(30), 투수 진해수(29), 여건욱(28)이 LG 유니폼을 입게 됐고, 외야수 정의윤(28), 투수 신재웅(33), 신동훈(21)은 SK에 몸담게 됐다.

트레이드의 중심은 역시나 주전급 외야수로 분류되는 임훈과 정의윤이다. 두 선수 모두 소속팀에서 많은 기회가 주어졌지만 끝내 잠재력을 터뜨리는데 실패했다. 양 팀 프런트는 이들이 구단과 궁합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 트레이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임훈의 경우 독특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그는 지난 2011시즌이 끝난 뒤 롯데로 이적했다가 불과 20일 만에 SK로 돌아온 이력의 소유자다.

사연인즉슨 이렇다. 당시 SK는 FA 자격을 획득하고 시장에 나온 언더핸드 투수 임경완을 영입했다. 롯데는 선수 보상 절차에 의거, 현금 대신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임훈을 지명했다. 롯데는 임훈에게 새로운 유니폼을 선사하고 기념촬영까지 마쳤지만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친정팀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해 열기가 뜨거웠던 FA 시장은 수많은 선수들이 타 팀 이적을 선택했다. SK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원했던 정대현 역시 마찬가지였다. 정대현은 당시 불펜 투수 최고액(4년 48억원) 기록을 경신하며 롯데에 입성했다. 그러자 SK 역시 보상금이 아닌 선수를 지명했다. 그는 다름 아닌 임훈이었다.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는 해프닝이었지만 다시 돌아온 임훈은 묵묵히 제 역할을 수행했다.

양 팀 모두에서 보호선수 명단에 들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임훈이 가치가 떨어지는 선수는 결코 아니다. 당시 SK와 롯데는 외야진이 포화상태였기 때문에 4옵션이었던 임훈을 제외했다는 속사정이 있다.

임훈은 신일고 시절, 동갑내기인 나지완과 함께 맹타를 휘둘러 황금사자기 우승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2004년 신인드래프트서 2차 5라운드로 SK에 입성, 실력을 키워나갔다. 군 제대 후 2010년부터 얼굴을 비추기 시작한 임훈은 단 한 번도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평균 이상의 수비력과 대타요원으로 활용하기 안성맞춤인 선수다.

특히 LG의 현 상황을 고려하면 임훈이 새로운 야구인생을 맞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LG는 대부분의 외야수들이 부상에 시달리고 있어 임훈과 같이 작전수행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필요했다.

무엇보다 ‘큰 형님’ 이병규가 부상 등으로 제몫을 해주지 못하며 존재감이 흐릿해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병규 후계자 찾기에 나서야 한다며 해답은 트레이드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리고 임훈이 잠실에 입성했다. 타격과 수비 전반에 걸쳐 가능성이 상당한 임훈은 이병규의 대체자가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현재 LG는 9위에 머문 채 조금씩 가을 잔치가 멀어지고 있다. 물론 이제 막 후반기가 시작됐기 때문에 포기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마지막 불꽃을 살리기 위해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던 LG는 트레이드의 칼날을 꺼내들었다. 주인공은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한 임훈이다.

과연 LG와 임훈의 궁합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까.

    

브릿지스포츠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