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한 레알 마드리드, 돈보따리 언제 푸나

브릿지스포츠팀 기자
입력일 2015-07-23 11:30 수정일 2015-07-23 11:30 발행일 1970-01-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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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의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왼쪽)이 13일(현지시간)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스타디움에서 열린 환송 행사에서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를 격려하고 있다(마드리드 EPA=연합뉴스)

너무나도 어색하다. 이적시장의 '큰 손' 레알 마드리드가 조용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레알은 매 시즌 유럽 축구 이적시장의 맹주로 불린다. 최근 2년 동안 레알은 가레스 베일과 하메스 로드리게스 그리고 토니 크로스 등 내로라하는 스타 플레이어를 영입하며 전력 보강을 마쳤다. 은하계를 뜻하는 '갈락티코'라는 명칭 역시 스타 군단 레알이었기에 가능한 표현이었다. 

무언가 어색하다. 레알이 너무나도 조용하다. 라이벌 바르셀로나는 이적시장 금지 제재에도 아르다 투란과 알레이스 비달을 영입하며 보강을 마쳤다. 이웃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잭슨 마르티네스와 루시아노 비에토는 물론 야닉 페레이라 카라스코와 스테반 사비치를 데려오며 새 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반면 레알은 조용하다. 물론 다닐루와 마르코 아센시오 그리고 루카스 바스케스와 키코 카시야를 데려왔지만 레알답지 않다. 게다가 새 시즌 레알은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아닌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과 다가올 시즌을 준비 중이다. 새로운 감독이 왔지만 거물급 영입이 없다. 아직 시즌 개막까지 한 달여의 시간이 남았지만 평소 레알답지 않은 행보다.

애초 이번 여름 레알의 이적시장 1순위 목표는 수문장 보강이었다. 유력 후보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다비드 데 헤아가 이름을 올렸다. 마드리드 출신인 데 헤아는 라 리가 복귀에 긍정적인 의사를 표했고 자연스레 데 헤아의 레알행 역시 낙관적으로 보였다. 데 헤아 영입을 인지하듯 레알은 16년간 골문을 지킨 이케르 카시야스와도 과감히 결별했다.

이적시장 초반만 하더라도 데 헤아 영입 열쇠는 레알이 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맨유의 자세가 워낙 완강하다. 다음 시즌 자유계약 신분으로 데 헤아를 풀어주는 한이 있더라도 새 시즌 만큼은 데 헤아와 함께 하겠다는 방침이다. 오히려 맨유는 레알과의 재계약 협상에서 다소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줬던 세르히오 라모스에게 역오퍼를 보냈다.

레알의 공세가 예상됐지만 오히려 맨유의 역공이 계속됐다. 맨유는 레알과의 연봉 인상과 계약 연장 등 여러 복잡한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던 라모스 흔들기에 나섰다. 레알의 데 헤아 영입이 임박해 보였던 초반과 달리 이적시장 중반에 치닫을 수록 오히려 맨유가 레알 핵심 수비수 라모스 영입이 유력하다는 영국 현지 언론의 보도가 제기됐다.

불행 중 다행으로 라모스의 맨유행이 수포로 돌아갔지만 레알이 원했던 데 헤아 영입은 사실상 물건너간 모양이다. 프리시즌 팀 합류를 기대했던 레알과 달리 맨유가 워낙 고자세를 취한 터라 데 헤아의 레알행은 다음 시즌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데 헤아 역시 레알행이 아닌 맨유 프리시즌 투어에 모습을 비추며 새 시즌에도 맨유와 함께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적어도 이적시장에서 만큼 레알은 최강이었지만 이번 여름에는 오히려 맨유에 역공을 당한 판국이다. 

그럼에도 내실 다지기에는 성공했다. 다니 카르바할과 마르셀루과 2020년까지 재계약을 체결한 레알은 이윽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라모스 붙잡기에도 성공했다. 지난 시즌 포르투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친 카세미루 역시 레알 복귀에 성공했다.

카시야스 공백은 에스파뇰 수문장 키코 카시야가 메울 전망이다. 우선 팀의 넘버원 자리는 지난 시즌 레반테에서 이적한 케일러 나바스의 몫으로 돌아갔다. 나바스와 카시야에게 주전 입성 기회를 주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수비진에는 새 얼굴 다닐루가 합류했다. 다닐루는 산투스 시절부터 네이마르, 간수오 함께 브라질을 이끈 차세대 기대주로 꼽혔다. 카를루스 둥가 감독 부임 후에는 브라질 대표팀 오른쪽 측면 수비를 책임지고 있다. 때에 따라서는 중앙 미드필더로도 변신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 자원이다. 신입생 다닐루는 카르바할과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브릿지스포츠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