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거르고 이재원… 포수 최다 타점 보답?

브릿지스포츠팀 기자
입력일 2015-07-23 11:30 수정일 2015-07-23 11:30 발행일 1970-01-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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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3회초 1사 1, 2루 때 SK 이재원이 외야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나며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연합)

SK 골수팬들에게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이름이 있다 

바로 KBO리그 최고 투수로 군림하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LA 다저스)이다.

SK는 지난 2006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을 놓고 고심에 빠졌다. 지역 연고인 인천에서 특출난 선수 3명이 동시에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인천고의 배터리 이재원과 김성훈, 그리고 동산고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은 동산고 3학년이던 2005, 청룡기에서 강호 성남고를 상대로 17탈삼진의 완봉쇼를 펼치며 스카우트의 눈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팔꿈치 수술 경력과 이듬해 안산공고의 특급 좌완 김광현을 지명할 수 있다는 이유가 있었다.

반면, 이재원은 2004년 대통령배 대회에서 최다안타상을 수상할 정도로 타격능력을 갖춘 대형 포수 유망주였다. 여기에 박경완의 대를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정상호(20011차 지명)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채 군 입대를 해버려 백업 포수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결국 그해 SK의 선택은 이재원이었다. 이른바 류거이’(류현진 거르고 이재원) 스토리의 탄생이었다. 이후 두 선수의 행보는 알려진 그대로다. 류현진은 한국 야구 무대를 초토화 시킨 뒤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이재원은 2012년 군 제대할 때까지 백업 또는 대타요원에 머물렀다.

그래도 이재원의 방망이는 늘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상무 복무 당시 수비력까지 일취월장, 제대하자마자 SK의 당당한 포수 자원으로 분류됐다. 특히 좌완 킬러라는 수식어는 이재원이 지닌 최대 장점이기도 했다.

껍질을 깬 이재원은 지난 시즌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풀타임 첫해 120경기에 출전했고 타율 0.337 12홈런 83타점으로 포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방망이를 선보였다. 무엇보다 시즌 중후반까지 4할대 타율을 유지할 정도로 그의 잠재력에 많은 기대를 품었던 팬들에게 성적으로 보답했다.

이재원은 올 시즌도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8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4 9홈런 71타점으로 SK의 중심 타선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장타력이 다소 줄었지만 주자가 있을 때의 타율과 득점권 타율이 각각 0.378, 0.404에 이를 정도로 해결사 능력만큼은 리그 최상급으로 평가 받는다.

올 시즌 최고의 포수는 지난 시즌 극심한 부진을 떨친 롯데 강민호로 평가 받는다. 벌써 24홈런을 때린 강민호는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을 넘어 박경완이 보유 중인 포수 한 시즌 최다 홈런(40)까지 넘보고 있다.

하지만 이재원 역시 만만치 않다. 144경기로 늘어난 올 시즌 지금의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한다면 125타점까지 기록 가능하다. 이는 2010LG 조인성이 기록한 107개를 훌쩍 뛰어넘을 수 있는 수치다.

이재원은 데뷔 후 껍질을 벗기 까지 무려 9년의 세월이 걸렸다. 갖고 있는 탁월한 잠재력으로 인해 매해 특급 유망주로 분류됐지만 포수 자원이 탄탄한 팀 사정에 의해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풀타임 2년차를 맞이한 이재원이 한 시즌 포수 최다 타점으로 류현진을 뽑지 못한 아쉬움을 지워낼지 궁금하다. 

브릿지스포츠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