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전창진 영장신청-문경은 의혹… 농구계 ‘초긴장’

브릿지스포츠팀 기자
입력일 2015-07-22 13:41 수정일 2015-07-22 13:41 발행일 1970-01-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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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은 서울 SK 감독이 21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팜스호텔에서 검찰 재소환에 관한 심경을 밝히고 있다.(연합)<br>

승부조작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온 안양 KGC 인삼공사 전창진 감독(52)이 구속될 위기에 몰린 가운데 문경은 서울SK 감독의 연루 의혹까지 제기됨에 따라 한국 농구계는 초긴장 상태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21일 승부조작 수사 관련 브리핑에서 전창진 감독에 대해 22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 감독이 사전에 소속팀 경기 결과에 대한 정보를 공범에게 제공하고 불법 스포츠토토에 대리 베팅한 뒤 경기내용을 조작해 국민체육진흥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전창진 감독은 주전 선수들을 평균 출전시간보다 적게 뛰게 했다. 또 당일 컨디션이 괜찮은 선수를 후보 선수와 교체하는 방법 등을 쓰며 고의로 패하도록 승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창진 감독의 수사 결과 발표 과정에서 지난 220일 승부조작 의심 경기 상대팀 감독의 이름도 나왔다. 상대 감독은 SK 문경은 감독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창진 감독이 승부조작을 주도할 당시 맡고 있던 부산 KT 구단이 SK에 완패한 지난 220일 경기 전날 전창진 감독과 문경은 감독이 두 차례 통화한 사실을 주목하고 있다.

전창진 감독은 219일 오후 512분께 지인을 통해 문경은 감독에게 연락했고, 문경은 감독은 같은 날 오후 755분과 오후 913분 두 차례 전창진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각각 13, 5분간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심 경기일 당시 SK3연패에 빠져 있어 승리가 꼭 필요했고 전력을 풀가동하며 전창진 감독의 KT를 꺾었다.

감독상을 무려 5회나 수상한 명장전창진 감독과 농구 신드롬을 일으켰던 농구대잔치 세대의 대표적인 스타이자 연세대 출신의 람보 슈터문경은 감독까지 승부조작 수사 과정에서 이름이 오르내려 농구계는 비상에 걸렸다. 2013년 승부조작 혐의가 입증되며 영구제명된 강동희 전 원주 동부 감독 사태를 넘어서는 후폭풍이 불어올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휩싸여있다.

경찰 발표에 따라 문 감독의 추가 조사 검토에 대한 얘기도 나오고 있지만 문경은 감독은 나는 승부조작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이 소식을 전해들은 문 감독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문 감독은 한국으로 돌아와 조사를 받을 생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감독은 지난달 23일 참고인 자격으로 한 차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경찰이 이후 추가 소환 요청을 했지만 문 감독은 전지훈련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경찰은 전창진 감독과 문경은 감독이 이번 사건의 공범인 연예기획사 대표와 통화한 기록도 확보, 문경은 감독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추가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야구를 비롯해 축구와 배구 등에서도 승부조작 사건이 있었지만 프로농구는 방지 교육 등 자정 노력을 외치면서도 승부조작 도마에 계속 오르고 있다. 그것도 감독이 말이다.

선수 선발권이라는 고유의 권한은 승패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굳이 선수와 결탁하거나 심판진을 매수하는 등 직접적으로 남을 속이는 위법 행위가 아니더라도, 선수 기용이나 작전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승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에이스급 선수를 기용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댈 수 있는 핑계는 많다. 전창진 감독도 경찰 조사에 앞서 “(선수 기용)내 권한이다라고 말했다. 강동희 전 감독도 측도 수사 초반 감독 고유권한으로 맞섰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되고 나서 후보 선수를 선발로 내보내는 것이 농구계의 관행이라는 주장도 펼 수 있다. 소수의 선수들이 좁은 코트에서 경쟁하는 농구의 경우, 감독의 지배력은 야구 또는 축구에 비해 더 강한 영향력이 있다.

스포츠는 페어플레이가 생명이다. 더 나아가 프로스포츠는 최고의 기량을 지닌 선수와 감독들이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펼치면서 관중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선사한다. 그래야 할 프로 스포츠가 검은 돈에 눈이 멀어 승부를 조작한다는 것은 돈과 기대를 품고 찾아온 팬들에 대한 배신이다. 명장들의 우롱과 기만은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는 만큼 이번 사태의 끝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브릿지스포츠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