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고갈 막기 위해 '기금운용공사' 설립"

심상목 기자
입력일 2015-07-21 16:37 수정일 2015-07-21 18:38 발행일 2015-07-2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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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적·독립적 운용 통해 수익률 극대화" vs "고위험 추구로 재정안정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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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민연금공단을 개편해 수익성을 올리고 기금고갈을 막겠다는 방안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렸다.

21일 국무총리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국민연금 관리·운영 체계 개선방향 토론회’장에서 ‘국민연금기금 관리·운용체계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개편안은 사실상 정부의 국민연금기금 개편 뼈대다.

이번 개편안은 원종욱 보사연 미래전략연구실장이 보건복지부의 의뢰를 받아 외부 연구진인 신진영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이재현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 등과 함께 연구해 만들었다.

보사연은 국민연금 개편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로 ‘투자 수익률’을 꼽았다. 수익률을 높여야 고갈 및 국민의 부담 증가 문제를 덜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는 보건복지부 산하에 국민연금기금운용공사를 설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사는 국민연금공단의 기금운용본부를 확대, 개편해 기금운용위원회가 정한 투자정책에 따라 전문적이고 독립적으로 투자집행을 담당하는 운용 전문기관이다.

기금운용공사는 기금운용위원회로부터 조직·인력·예산승인, 성과평가 및 보상을 받지만 개별 투자의사결정에 대해서는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보사연의 주장이다.

이러한 전문적인 투자를 통해 기금운용 수익률을 올리면 예정된 기금고갈 기간을 늘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기금운용 수익률을 연평균 1%포인트 높이면 국민들의 보험료율을 2.5%포인트 인상하는 것과 비슷한 재정안정 효과가 있다고 내다봤다. 수익률을 높이면 오는 2060년으로 전망되는 고갈시점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보사연은 또 현행 국민연금심의위원회를 장관급 국민연금정책위원회로 개편해 재정추계, 재정목표 수립, 제도개혁 등 제도 및 재정 총괄기능을 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험료율, 급여수준 등의 연금제도와 기금운용(운용수익률)은 국민연금의 장기 재정안정을 위해 종합적인 조망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개편안에 찬성했다.

조성일 중앙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30년 이상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문가가 독립적으로 투자를 결정해야만 과도하지 않은 위험 아래서 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감시기능과 운영기능의 분리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이드라인이나 해외 연기금의 운용 사례를 고려하면 연금제도와 기금운용을 분리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찬진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은 “국민연금 기금을 금융자본에 종속시키고 경제부처가 국민연금기금 운용에 우회적으로 개입하게 될 여지가 있다”며 “기금수익으로 재정안정을 도모하려 했다가 오히려 고위험 추구로 국민연금의 장기 재정안정이 위협받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토론회에서 논의를 거친 뒤 국민연금 운용체제 개편안을 최대한 빨리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심상목 기자 ss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