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車보험 외 상품간 비교 사실상 불가능 관리해주는 설계사 없어 고객편의 떨어질 수도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이 출범할 시 실제 고객이 보험료를 비교하고 온라인을 통해 가입할 수 있는 보험상품은 단독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단독 실손보험은 고객 나이와 성별, 자기부담금을 입력하면 각 보험사별 보험료 금액을 살펴볼 수 있다. 자동차보험 역시 만기를 앞둔 고객이 차량 종류와 성별, 나이 등의 가입조건 등을 입력하면 각 손보사별 자동차보험료 비교가 가능하다. 단독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에 대한 보험료 비교가 가능한 이유는 각 보험사의 상품별 보장내용이 사실상 같아 가격만 비교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독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외 나머지 보험상품의 사정은 다르다. 같은 ‘종신보험’이라고 하더라도 각 상품에서 제공하는 특약에 따라 보험료 차이가 크다. 특약에서도 ‘필수특약’과 ‘선택특약’ 등의 문제로 각 보험사 상품을 완벽하게 비교 분석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생명보험사 한 관계자는 “경쟁사에서 유사한 종류의 상품이 출시됐을 때 보험사 상품개발팀 관계자들도 어느 회사의 것이 유리한 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단순 비교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위는 보험슈퍼마켓을 통해 인터넷으로 가격을 비교하고 핀테크를 접목해 그 자리에서 상품가입까지 가능하게 하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도 전통적인 보험사 판매 성향으로 고객들에게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험상품은 믿고 맡길 수 있는 설계사에게 가입하는 것이 고객들의 심리다. 수십년씩 가입해야 하는 상품의 특성상 설계사 신뢰가 생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상품을 가입하면 ‘내 계약을 관리해주는 설계사’는 없게 된다.
한 손보사 설계사는 “보상담당자가 아니기 때문에 교통사고에 대한 고객 문의에 응대할 의무가 없지만 신뢰 향상 및 관리를 위해 사고까지 관리해주고 있다”며 “보험슈퍼마켓은 이 같은 고객 편의를 뺏어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심상목 기자 ss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