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만들겠다지만 '글쎄'… 실효성 의문

심상목 기자
입력일 2015-07-20 16:24 수정일 2015-07-20 17:55 발행일 2015-07-2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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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車보험 외 상품간 비교 사실상 불가능
관리해주는 설계사 없어 고객편의 떨어질 수도
금융위원회가 오는 10월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을 출범시킬 것이라고 밝혔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보험상품 특성상 상품에 대한 단순 비교가 어려운 상황에서 슈퍼마켓 제도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보험상품에 가입하는 특성으로 인해 오히려 소비자의 불편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이 출범할 시 실제 고객이 보험료를 비교하고 온라인을 통해 가입할 수 있는 보험상품은 단독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단독 실손보험은 고객 나이와 성별, 자기부담금을 입력하면 각 보험사별 보험료 금액을 살펴볼 수 있다. 자동차보험 역시 만기를 앞둔 고객이 차량 종류와 성별, 나이 등의 가입조건 등을 입력하면 각 손보사별 자동차보험료 비교가 가능하다. 단독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에 대한 보험료 비교가 가능한 이유는 각 보험사의 상품별 보장내용이 사실상 같아 가격만 비교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독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외 나머지 보험상품의 사정은 다르다. 같은 ‘종신보험’이라고 하더라도 각 상품에서 제공하는 특약에 따라 보험료 차이가 크다. 특약에서도 ‘필수특약’과 ‘선택특약’ 등의 문제로 각 보험사 상품을 완벽하게 비교 분석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생명보험사 한 관계자는 “경쟁사에서 유사한 종류의 상품이 출시됐을 때 보험사 상품개발팀 관계자들도 어느 회사의 것이 유리한 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단순 비교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위는 보험슈퍼마켓을 통해 인터넷으로 가격을 비교하고 핀테크를 접목해 그 자리에서 상품가입까지 가능하게 하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도 전통적인 보험사 판매 성향으로 고객들에게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험상품은 믿고 맡길 수 있는 설계사에게 가입하는 것이 고객들의 심리다. 수십년씩 가입해야 하는 상품의 특성상 설계사 신뢰가 생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상품을 가입하면 ‘내 계약을 관리해주는 설계사’는 없게 된다.

한 손보사 설계사는 “보상담당자가 아니기 때문에 교통사고에 대한 고객 문의에 응대할 의무가 없지만 신뢰 향상 및 관리를 위해 사고까지 관리해주고 있다”며 “보험슈퍼마켓은 이 같은 고객 편의를 뺏어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심상목 기자 ss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