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도 참여 선언한 인터넷 전문은행, 몸값 높아지는 은행들

심상목 기자
입력일 2015-07-12 15:50 수정일 2015-07-12 15:57 발행일 2015-07-13 6면
인쇄아이콘
브릿지경제 심상목 기자 = “기업이 독자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기는 어려움이 있어요. 그래서 은행과 손을 잡으려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내 대기업들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뛰어들면서 은행들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들은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은행업무에 대한 경험이 전무해 기존 은행들과 협업을 고려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T가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공언하면서 기존 은행들의 몸값은 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KT는 지난 6월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KT는 특히 기존 은행들과 접촉해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한다는 구상이다. KT가 은행과 손을 잡고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는 이유는 ‘업무경험’과 ‘은산분리 원칙’에 있다.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의 지분보유한도를 기존 4%에서 50%까지 올리는 은행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KT처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규제완화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KT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시 지분을 4%만 보유할 수 있다. 다음카카오 등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외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한다고 하더라도 지분은 50%만 보유할 수 있다. 따라서 KT 같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물론 일반 기업들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해서는 금융사와의 제휴가 불가피하다. 결국 예금과 대출 등 은행업무 경험이 많은 기존 은행과 손을 잡고 진출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 초반에는 ‘중금리 대출’을 통해 수익과 점유율을 올릴 가능성이 높은데 은행업 경험이 전무한 IT기업이 이 업무를 수행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기업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위해 은행과 손을 잡는다면 개인고객이 많은 은행이 아닌 기업금융 위주의 은행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개인금융에 강점을 보이는 은행들은 기존 고객을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이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이유도 기업금융에서 개인금융으로의 수익모델을 전환하기 위한 전략이 숨어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IT 기업 등 기존 산업자본들이 인터넷전문은행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은행과 손을 잡아야 한다”며 “국내 은행 숫자를 봤을 때 기업의 관심이 높아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은행 몸값은 점차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심상목 기자 ss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