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가뭄·메르스에 2Q 성장률 0.4% 예상”

심상목 기자
입력일 2015-07-09 13:30 수정일 2015-07-09 13:31 발행일 2015-07-0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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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방향 설명하는 이주열 한은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본관 기자실에서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

브릿지경제 심상목 기자 =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기존 1.50%로 동결함과 동시에 올해 경제 성장률을 2.8%로 하향조정했다. 이는 지난 4월 전망치인 3.1%보다 0.3%포인트 내린 것.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예기치 못한 가뭄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2분기 성장률이 0.4% 정도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이 총재의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올해 성장률 수정 전망치와 한국은행의 잠재성장률 차이가 커졌다.-잠재성장률은 중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나타내는 것이지 단기적으로 달성할 목표 개념은 아니다. 격차를 줄여나가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2분기 성장률 추정치는 얼마인가-4월에는 2분기 성장률을 1.0%로 예상했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메르스 충격, 가뭄 피해 겹쳐 2분기 성장률을 대폭 낮춰 0.4% 정도로 본다. △메르스 충격이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나-경제 주체 심리가 어느 정도 빨리 개선할 것인가에 달렸다. 7월로 들어오면서 소비위축이 상당히 완화됐다. 메르스 사태가 곧 진정된다면 국내 소비 회복세는 어느 정도 기대는 하고 있다. 단지 해외 관광객이 평소 수준으로 회복하느냐가 큰 관건이라 생각한다. 내년에는 3%대 성장을 예상한다. △확장적 정책이 가계 부채를 늘린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작년 하반기 이후 금리를 4차례 내리고 정부가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것은 대외 여건 변화, 일시적 충격으로 경기활동이 과도히 위축되면 저성장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수정 성장 전망에 추경은 얼마나 고려됐나-정부는 추경안이 계획대로 확정돼 적기에 집행된다면 정부는 성장률 0.3%포인트 제고 효과가 있다고 봤다. 한국은행도 이를 반영했다. △경기 전망 불확실성 크다고 했는데 하방 리스크 크다는 의미인가-상하방 리스크는 다 있다. 메르스 사태가 회복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예상하지만 생각보다 빨리 진정될 수도 있다. 그러나 리스크 요인이 너무 많다. 그리스 사태, 중국 경제 향방,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 금리 인상 시점, 메르스 사태 조기 진정 여부 등 변수가 많다. 하방 리스크가 크다는 것은 아니다. △물가 상승률이 바닥을 찍었나-농산물 가격이 오름세 나타낸다는 점을 볼 때 하반기 갈수록 물가는 상승할 것으로 본다. 하반기에는 물가 상승률을 1%대로 예상한다. 4분기에는 1%대 물가를 기록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정부는 그리스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했다. 한국은행의 의견은 무엇인가-그렉시트가 현실화하면 국제금융시장 가격과 자본 흐름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돼 그 영향에서 우리나라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그리스 사태 추이를 시시각각 모니터링하고 있다. 부정적 영향이 확대된다면 한은뿐 아니라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시장 안정에 노력하겠다. △가계부채 관리 정책은 어떻게 되나-가계부채 문제는 금리 정책으로 대응할 사안은 아니다. 정부 각 부처와의 유기적인 협조가 필요한 사안이다. 가계부채 협의체에서 이달 중 가계부채 관리대책을 최종 마무리해서 발표할 것이다. △중국 증시 폭락에 대한 진단은 무엇인가-국내 증시는 버블 논란이 있는 중국 증시와는 다르다. 그러나 중국 증시 파급 효과는 가볍게 볼 수 없다. 중국 내수 부진으로 이어지고 내수 부진이 한국의 수출 수요와 직결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영향은 유의해서 보고 있다. △정부는 추경 효과로 경제성장률을 3% 달성할 수 있다고 보는데 한은은 3%대 달성이 어렵다고 봤다.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인가-가장 큰 이유는 2분기에 대한 인식이다. 우리도 2분기 성장률이 0.4% 내외로 낮아지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가뭄의 피해가 의외로 컸다. 메르스 사태 영향도 생각보다 상당히 컸다. 정부가 2분기 성장률이 이 정도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 못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심상목 기자 ss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