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객 취향은 며느리도 몰라? 할리우드 영화 명암 눈길

이희승 기자
입력일 2015-06-03 11:30 수정일 2015-06-03 17:40 발행일 2015-06-0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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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미국 제외하고 한국이 유일하게 1위
'피치 퍼펙트: 언프리티걸즈'의 세계적인 인기, 국내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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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관객의 취향을 정확하게 겨냥한 영화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포스터.(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코리아)

브릿지경제 이희승 기자 = ‘한국 관객의 취향은 며느리도 몰라?’

할리우드 대작 두편의 국내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전혀 다른 장르와 배우들이 나선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이하 매드맥스4)와 ‘피치 퍼펙트: 언프리티 걸즈’(이하 피치 퍼펙트2)가 보여주는 한국과 미국의 온도차는 박스오피스에서 극명하게 나뉜다.

3일 오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매드맥스4’는 개봉 19일만에 300만명 고지를 점령하며 흥행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개봉 첫주 ‘피치 퍼펙트2’ 기세에 눌려 2위로 시작한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선전이다.

특히 개봉 첫째 주말 70만8411명, 둘째 주말 67만2745명, 셋째 주말 58만6229명을 기록하며 보통 영화들과는 달리 매 주말 거의 변동 없는 이례적인 관객 추이를 보이고 있다.

한번의 관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맥스 3D와 4DX, Super 4D 등 다양한 상영방식으로의 재관람 열풍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을 제외하고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이 전세계 1위일 정도다.

영화 홍보를 맡은 올댓시네마 김태주 실장은 이 같은 인기에 대해 “한국관객의 취향을 확실하게 저격한 것이 결정적”이라며 “한국 관객들은 액션과 스토리, 감동이 두리뭉실하게 섞여 있는 걸 싫어하기 때문에 영화를 보자마자 입소문으로 승부할 영화라고 확신했다”고 밝혔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물과 기름을 가진 자들이 지배하는 희망 없는 22세기를 배경으로 살아남기 위해 미친 액션을 선보이는 재난 블록버스터다. 그간 영화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아날로그 액션의 진면목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극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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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중심의 할리우드 영화 속에서 여성들의 화합을 그린 ‘피피퍼펙트:언프리티걸즈’ 포스터.(사진제공=UPI코리아)

그에 비해 ‘피치 퍼펙트2’의 국내 성적은 해외의 뜨거운 인기가 무색하리만치 미지근하다. ‘스파이’, ‘악의 연대기’ 등 기대 이상으로 선전 중인 개봉작들에 의해 고작 240여개관을 확보한 것도 무시 못할 이유다.

국내 개봉 첫 주 7위로 데뷔했지만 개봉과 동시에 전미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하며 총 14개국에서 박스오피스 선두를 달리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에 비해 초라한 반응이다. 
‘피치 퍼펙트2’는 북미에서 개봉 첫주 755억원을 벌어들이며 개봉 2일차에 제작비 전액(약 2900만 달러)을 회수하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을 뿐 아니라 개봉 3일만에 전편의 미국 흥행 기록(약 6500만 달러)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에서는 남다른 입소문으로  274개 스크린을 확보하며 흥행 뒷심을 발휘 중이다. 
‘피치 퍼펙트2’는 파워풀한 가창력과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3년 연속 전국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실력파 여성 팝 아카펠라 그룹 ‘벨라스’가 하필이면 대통령 생일파티 축하 공연에서 사고를 쳐 해체 위기에 놓이게 돼 패자 부활을 위해 월드 배틀 무대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