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3차 감염을 막아라…일주일 고비

노은희 기자
입력일 2015-05-31 15:14 수정일 2015-06-03 14:51 발행일 2015-05-3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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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3차 감염자 발생에 대해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일 전염성이 낮다고 알려진 메르스의 첫 환자가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15명으로 확산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메르스 행동지침_2

안일한 초기대응으로 국내를 비롯해 중국, 홍콩 등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보건당국은 메르스 3차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다.

보건복지부는 31일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메르스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들 중 고위험 대상자를 별도 선별해 안전한 시설에 격리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지속적으로 증상발생 여부를 관찰하고 외부활동을 통한 추가적인 접촉자 발생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조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하지만 이미 구멍이 뚫린 보건당국 감염대응대책에 대한 비난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감염학계와 세계보건기구(WHO)는 △원인 불명의 급성 호흡기 질환자를 돌본 의료진 △발병 14일 이내에 증상이 나타난 환자와 2m 이내 밀접접촉을 한 사람 △확진 환자를 돌본 의료진 또는 가족 등 메르스 감염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문제는 보건당국이 밀접 접촉자로 확신된 이들을 자가격리, 완전통제 등 100% 감시하지 못한 점이다. 이로 인해 중국, 홍콩 보건당국까지 비상상황으로 만들었으며 공기 접촉이나 다른 감염자로 인한 3차 감염의 우려마저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뒤늦게 조치를 취하고 있는 보건당국은 메르스의 확산세가 국내 최초 감염자가 격리된 뒤 최대 잠복기인 2주가 지난 이번주 중반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최초 감염자인 A(68)씨는 지난 20일 격리돼 추가 접촉이 없는 상태다. 따라서 보건당국은 2주가 지난 뒤인 다음달 3일부터 환자 수 증가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완전히 격리되지 않았던 환자들이 대중교통, 지하철, 시장 등을 이용했을 경우를 배제할 수 없어 3차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12~15번째 메르스 감염자 사례와 같이 미처 보건당국이 격리 관찰 대상자로 관리하지 못했던 감염자가 나올 수 있고, 특히 이들이 방역당국의 관리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동안 대중교통 등 여러 다중시설에서 불특정 다수의 많은 사람들과 2m 이내의 거리에서 접촉했을 개연성은 상당히 높아 보인다.

권준욱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2차 감염에서 메르스의 전파를 끊어야 한다”며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 3차 감염자가 발생하면 최악의 상황이 닥쳐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단 보건당국은 메르스의 고리를 끊기 위해 위험도가 높은 감염자들을 대상으로 자택 격리가 아닌 시설 격리 조치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전체 밀접 접촉자 중 약 35%를 두 군데의 시설에 격리시킨다는 방침이다. 또한 10명의 메르스 환자를 발생했던 병원은 현재 휴원 조치된 상태다.

메르스 도식도

◇ 메르스를 둘러싸고 증폭되는 의문점들

 메르스 확산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메르스를 일으키는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MERS-CoV)’가 전염성이 강한 쪽으로 ‘변이’를 일으키지 않았는지에 대한 시민들의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현재까지 바이러스 변이는 없다”며 “정확한 확인을 위해 국내외 4개 기관에서 바이러스 유전자 변이를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메르스의 치사율이 꽤 높은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방역당국의 초기 대응이 허술했던 것도 의문이다. 메르스는 명확한 치료약과 감염경로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치사율 40%, 지난 3년간 24개국에서 1154명이 발병해 471명이 사망한 것으로만 알려져 있다.

의료진들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재차 강조하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는 매우 긴밀한 접촉을 했을 경우에만 발생하기에 광범위하게 퍼질 수 있는 바이러스가 아니다”며 “다만 중동 방문자 등의 주의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메르스' 공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