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3차 감염 안심못해… 4차 피해 우려도

노은희 기자
입력일 2015-05-31 11:15 수정일 2015-06-03 14:51 발행일 2015-05-3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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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15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3차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영화관 전시장 등 불특정 다중시설 이용을 꺼리고 있어 제4의 피해도 우려된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31일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메르스 확산 방지 브리핑에서 “메르스 전파력 판단 미흡에 대해 국민께 사과한다”며 “3차 감염 메르스 환자가 없도록 국가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당국 최고 수장의 각오에도 불구, 메르스 3차 감염자 발생은 전혀 안심할 수는 있는 상황이 아니다. 감염 확진 판정을 받은 한국인 남성 K(44)씨가 중국으로 가기위해 이용했던 대중교통 등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시설물을 이용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11번째 감염자인 K씨가 비행기와 버스로 이동하는 과정 중 접촉한 인원은 약 200여명. 이 중 K씨와 접촉했을 것으로 의심돼 중국과 홍콩 당국으로부터 격리된 인원이 56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한국인은 8명으로 파악됐다. 중국 외교가 등에 따르면 광둥(廣東)성 후이저우(惠州)에서 K씨와 접촉했다가 격리된 38명 가운에 한국인은 3명으로 확인됐다.

또한 12번째 환자 L(49·여)와 그녀를 간병하던 남편도 13번째로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으나 이들이 메르스 감염 확진 판정을 받은 때까지 극장이나 목욕탕, 운동장, 시장 등 어떤 대중시설을 방문했는지 확인되지 않는 실정이다.

첫번째 메르스 환자 A씨와 같은 병동에 있다 메르스에 감염된 14번째 환자 N씨와 A와 같은 병동에 있던 어머니를 문병했다 감염된 15번째 환자 O씨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K씨(11번째 환자)가 홍콩에 입국하면서 이용한 아시아나항공은 비상이 걸렸다. K씨가 탑승한 아시아나항공 OZ723편 승객 158명 가운데 K씨 주변에 앉았던 한국인 14명과 중국인 15명 등 29명을 격리치료 대상자로 선정했고, 홍콩 당국은 이 가운데 현재 홍콩에 머물고 있는 18명을 격리한 채 입경 일인 26일부터 14일이 지나는 6월9일까지 상태를 지켜보기로 했다. 이들 가운데 메르스 감염자가 추가 발생할 경우 3차 감염은 현실로 드러나는 셈이 된다.

K씨와 함께 아시아나 여객기를 이용한 탑승객 가운데 3차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메르스를 감염했다는 애꿎은 오명을 뒤집어 쓰게 된다.

문제는 비행기와 같이 메르스 감염자 주변 인물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경우에는 해당 인물을 추적해 격리 조치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지하철이나 극장, 목욕탕, 시장, 운동장, 공원, 뮤직콘서트장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물은 이 같은 정확한 추적과 격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에 따른 시민들의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경기도 내 모 중학교는 메르스 감염자가 크게 늘어나자 지난 29일 학급 담임 주도로 이뤄지는 재량학습에서 당초 예정했던 학급 전체 영화관람을 전면 취소했다. 학급 담임은 “사람이 많이 모으는 곳은 되도록 피하는 게 좋겠다는 교장 선생님과 다른 동료 선생님들의 권고에 따라 극장 관람 일정을 취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중학교는 1일 메르스와 관련해 안전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가능한 외부의 다중이용 시설 출입의 자제를 권고하는 안내문을 발송할 예정이며, 출입 자제 대상은 극장을 비롯 뮤직콘서트장 전시장 등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면 영화관 등 다중시설 관련 산업계가 받는 타격도 적잖을 것으로 우려된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메르스' 공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