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프리뷰] '샌 안드레아스' 익숙한 이야기, 하지만 그 스케일에는 감탄 할 수밖에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5-05-27 20:48 수정일 2015-10-25 21:57 발행일 2015-05-2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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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을 소재로 한 재난 영화 익숙한 스토리지만 그 스케일은 엄청나
'분노의 질주7'의 드웨인 존슨 주연, 다음 달 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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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샌 안드레아스(San Andreas)’ 공식 포스터. (사진 제공=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샌 안드레아스(San Andreas, 감독 브래드 페이튼)’는 역사상 최악의 지진을 소재로 삼았다. 진도 9.6 규모의 강진이 벌어지면서 샌프란시스코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재난 영화로서 ‘샌 안드레아스’는 거대한 스케일과 사실적인 영상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진이 발생하고 가족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는 재난영화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익숙한 스토리에 손끝이 오그라드는 대사도 곳곳에서 등장한다.

하지만 지진을 표현하는 할리우드 기술은 하품을 허락하지 않는다. 지진으로 땅이 갈라지고 건물이 무너지는 영상은 마치 그 현장에 있는 것 같은 사실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게다가 우리는 얼마 전 1만 명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한 네팔 지진을 경험했다. 그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소개되는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가볍게 보고 넘길 수 없게 한다.

영화의 주인공은 LA 소방구조대 헬기 조종사 레이(드웨인 존슨)다. 그는 지진 참사로 악화되는 재난 속에서 별거 중인 아내와 딸을 구하기로 결심하고 샌프란시스코로 향한다.

레이 역을 맡은 배우는 최근 ‘분노의 질주: 더 세븐’으로 국내 관객을 만났던 프로레슬러 출신 배우 드웨인 존슨이다. 그는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한 근육질 몸매로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 위를 헤쳐 나간다.  

이번 작품에서 드웨인 존슨은 거의 대역 없이 액션을 펼쳤다. 절벽에 매달린 차량을 로프 하나로 구하는 장면도 따로 배워 촬영에 임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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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샌 안드레아스’에서 레이(드웨인 존슨)이 재난 현장에서 딸 블레이크(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를 구하고 있다. (사진 제공=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재난 영화의 주인공은 대게 그 지옥과 같은 현장에서 탈출하는 사람이다. 이 공식에 따르면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레이의 딸 블레이크(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다. 실제 작품에서도 블레이크는 레이보다 더 돋보인다.

블레이크 역을 맡은 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는 몸으로 연기하는 드웨인 존슨과 달리 재난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공포를 감정적으로 관객에게 전달한다. 그는 지진으로 공포에 몸부림치고 나중에는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친다.

무너진 건물에 깔려 타고 있던 차량에 갇히는 건 약과다. 나중에는 도시로 밀려든 쓰나미에 묻혀 물속을 헤맨다. 재난 현장 가운데서 몸을 사라지 않는 그녀의 연기에 빠져 들면서 드웨인 존슨의 존재는 서서히 옅어진다.

하지만 작품의 진짜 주인공은 배우가 아닌 지진이기에 재난 영화로서 ‘샌 안드레아스’의 재미는 충분하다. 영화는 다음달 3일 개봉한다. 12세 이상 관람가.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샌 안드레아스 단층

미국 캘리포이나주 1000km를 가로지르는 단층대인 샌 안드레아스는 지난 1906년 1400명의 사상자를 낸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으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질학자는 향후 30년 안에 이 지역에 영화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규모는 진도 9.0 이상으로 이는 히로시마 원자폭탄 3만개가 동시에 폭발하는 위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