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세 여성 '최고령 박사' 등극, 나치시절 못받은 학위 받아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5-05-16 09:58 수정일 2015-05-16 10:16 발행일 2015-05-1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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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잉게보르그 라포포트(사진제공=NYT 캡처)

독일 102세 할머니가 나치 시절 받지 못한 박사학위를 77년 만에 받는다. 이 할머니는 세계에서 가장 늦은 나이에 박사학위를 따낸 기록을 세우게 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베를린에 사는 전직 신생아학자 잉게보르그 라포포트가 지난 1938년 함부르크 대학에 제출했던 디프테리아 연구 논문을 최근 손질해 심사를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함부르크 대학은 다음 달 9일 박사 학위 수여식을 열 예정이다. 기네스 기록에 따르면 지금까지 박사학위를 받은 최고령자는 97세 독일인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라포포트는 25세 때인 1938년 급성 전염병인 디프테리아에 대한 연구로 박사 논문을 제출했지만 구술시험을 치를 수 없었다. 그의 어머니가 유대인이었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거절했기 때문이다.

박사 학위 수여 얘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몇 달 전부터다. 그의 사정을 전해들은 우베 코흐-그로무스 함부르크 의대 학장이 나서 구술시험을 다시 치르는 방법을 제안했다. 시력이 나빠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었던 라포포트는 가족과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70여년 동안 이뤄진 디프테리아 연구를 샅샅이 뒤져 ‘벼락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지난 13일 자택 거실에서 코흐-그로무스 학장과 다른 두 명의 교수의 입회하에 45분 동안 구술시험을 치러 학위를 받게 됐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