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간 무역적자 6년여만에 최대… 美 경제도 '빨간불'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5-05-06 17:03 수정일 2015-05-06 18:27 발행일 2015-05-0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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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월간 무역수지 적자액이 6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경제 성장엔진 역할을 하던 미국 경제에 ‘빨간등’이 켜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 등 주요외신은 5일(현지시간) 미 상무부의 발표 내용을 인용해 지난 3월 미국의 무역 수지적자 규모가 2월(359억 달러)보다 43.1% 증가한 514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월간 기준으로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0월 이후 최대 적자폭이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3월 수출은 0.9% 증가한 1878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수입은 7.7% 늘어난 2392억 달러를 기록했다. 국가 별로 양상도 다르게 나타났다. 중국과의 교역에서 가장 큰 손해를 봤다. 3월 대(對) 중국 무역수지 적자폭은 약 312억 달러로 미국 무역 수지적자의 약 60% 정도를 차지했다. 일본, 한국과의 교역에서는 지난 2월에 비해 무역수지 적자폭이 각각 63억, 62억 달러가 증가했다.

무역적자 폭이 커진 원인 중 하나는 미 서부 항만 파업 사태가 일단락됐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마켓워치는 서부 항만 파업이 마무리되면서 그동안 항구에 묶여있었던 휴대전화, 컴퓨터, 의류 등 수입물량이 대거 풀렸다고 보도했다.

강 달러 현상도 미국의 수입증가를 촉진시켰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미국 내 수입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수입이 대폭 증가했고 반대로 해외에서 미국산 제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져 수출이 줄어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간 무역 수지적자폭이 커지면서 미국 경제 성장 전망에 대한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JP모건 체이스와 도이체방크는 상무부의 발표 직후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5%로 하향 조정했다. JP 모건 체이스의 다니엘 실버 이코노미스트는 “수출의 약세가 서부 항만 사태 때문인지 강달러로 인한 현상인지 데이터만 보고는 정확하게 파악이 불가능하다”며 “아직까지 미국 경제의 앞날에 대해 불확실성이 커져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무역적자폭 확대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딜레마를 더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일부 이코노미스트들과 연준 정책입안자들은 서부 항만 사태 등 일시적인 요인이 무역수지 적자를 견인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미국 경제가 2분기에는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