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컷 리뷰]김혜수, 김고은 두 연기파 배우가 전하는 강렬한 영화 '차이나타운'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5-04-26 10:22 수정일 2015-04-26 18:20 발행일 2015-04-2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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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차이나타운’이 제 54회 칸 영화제 비평주간에 공식 초청되며 개봉 전부터 화제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영화는 한 마디로 ‘강렬하다’다. 오랜 연기 생활을 거치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던 배우 김혜수는 이번 영화에서 또 한 번 강력한 변신을 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김고은도 짧은 연기 경력이 무색할 정도로 인상적이다.

S#1. 충무로를 대표하는 두 연기파 배우 김혜수와 김고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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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김혜수)에게 일영(김고은)은 자신의 과거이자 미래다. 그래서 엄마는 자신과 닮은 일영을 더 혹독하게 몰아 뭍인다.(사진 제공=CGV아트하우스)

영화는 피 비린내가 가시질 않는 야생의 생존 터 차이나타운을 배경으로 한다.

태어나자마자 지하철 보관한 10번에 버려진 아이는 일영(김고은)이 되어 차이나타운으로 흘러 들어가 그곳을 지배하는 조직 보스 엄마(김혜수)를 만난다. 

간단히 표현하면 영화는 원빈이 출연한 ‘아저씨’와 닮았다. 돈을 빌려주고 갚지 못하면 장기를 빼내 죽이는 엄마의 행동에서 ‘아저씨’의 악랄한 형제가 떠오른다. 

하지만 영화는 여자를 전면으로 내세우며 차별점을 둔다. 김헤수, 김고은 두 배우가 만나며 내뿜는 에너지는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게 관객의 숨을 조여온다. S#2. 김헤수, 그의 끝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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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는 영화에서 엄마 역을 소화하기 위해 스스로 망가졌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머리카락은 하얗게 탈색했다. 몸집을 부풀리기 위해 배에는 부형물까지 넣었다.(사진 제공=CGV아트하우스)

한준희 감독은 여성 캐릭터가 차이나타운의 절대적인 지배자로 군림하도록 설정했다. 

이에 대해 그는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더 강한 것 같다. 여자는 결정적인 순간과 중요한 순간에 변명도 하지 않고 더 강력한 결단을 내린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의 말대로 엄마는 결정의 순간에 한 치의 망설임도 보이지 않는다. 뒤에서 은밀히 일을 지시하고, 필요에 따라 직접 칼을 들고 나서기도 한다. 

김혜수는 엄마 역을 소화하기 위해 그동안 보여줬던 아름답고 섹시한 이미지를 완전히 감추었다. 대신 머리를 하얗게 탈색하고 없는 검버섯을 그려가며 여성성을 버린 잔인한 보스로 관객 앞에 섰다. 

‘차이나타운’은 오래 연기 내공을 가진 김혜수가 ‘용기를 내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했던 영화’라 할 정도로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하지만 고민의 결과는 성공적이다. S#3. ‘SNL’고경표는 잊어라. 새로운 악역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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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코미디 프로그램 ‘SNL코리아’에서 코믹한 모습을 보여줬던 고경표는 이번 작품으로 이미지 변신을 했다. 그는 비열하고, 잔인한 악역 치도로 엄마(김헤수)와 일영(김고은)을 위협한다.(사진 제공=CGV아트하우스)

영화는 김혜수, 김고은 외에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력을 인정 받고 있는 젊은 실력파 배우를 대거 기용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눈에 띄는 배우가 고경표다. 드라마와 시트콤, 코미디 쇼 프로그램 등 장르를 불문하고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고경표는 이번 영화에서 그동안 숨겨왔던 악의 얼굴을 드러냈다. 

그가 맡은 역은 엄마 밑에서 자라다 독립한 치도. 치도는 극중에서 엄마에게 맞서는 유일한 인물이기도 하다. 고경표가 연기하는 치도의 거친 욕설과 비열한 눈빛은 충무로에 새로운 악역 탄생을 예고한다. 

S#4. “너만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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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차이나타운’에 출연한 배우 박보검과 김고은. 두 사람이 함께 있을 때 어두운 영화는 밝게 빛난다. (사진 제공=CGV아트하우스)

배우 박보검이 연기하는 석현은 어둡고 무거운 ‘차이나타운’과 어울리지 않는, 유일하게 밝은 캐릭터다.

영화의 무거운 톤 때문에 초반엔 그의 깔끔한 외모와 밝은 미소가 낯설다. 하지만 그로 인해 변하는 일영의 모습을 보는 건 영화의 또 다른 재미다. 

엄마에게 자신의 필요성을 증명하기 위해 몸부림치던 일영은 자신을 여자로 대하는 석현에게 끌리고 결국 식구를 배신한다. 

박보검에 대해 한준희 감독은 “웃는 얼굴 속에서 슬픔이 느껴지는 모습이 좋았다”고 설명한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