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또 정체 위험 '늪'에 빠질 수 있다" 경고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5-04-13 15:54 수정일 2015-04-13 17:36 발행일 2015-04-1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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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회복세가 또 다시 정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현지시간)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와 함께 개발한 ‘타이거 지수’를 근거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세계 경제 회복세가 그대로 추락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주 미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 총회를 앞두고 발표돼 앞으로 현재의 상황을 진단하고 앞으로 세계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이정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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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지수는 전 세계 23개 주요 선진·신흥국의 경기 추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지표다. 이 지수는 실물 경제지수와 금융시장 지수, 투자자 신뢰 지수 등을 분석해 ‘세계 경기 회복’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이번 지수 평가에서는 선진국에 미국, 캐나다, 호주,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영국, 한국, 일본, 호주가 포함됐고 신흥국에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러시아,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멕시코 등이 포함됐다.

분석 결과 선진국 성장 회복세가 개선됐지만 신흥국은 둔화되면서 전 세계 경제 회복 효과가 상쇄됐다. 실물경제지수는 선진국과 신흥국이 모두 큰 폭 떨어졌지만 신흥국의 하락세가 더 두드러졌다. 금융시장지수와 신뢰지수는 선진국이 상승세를, 신흥국은 하락세를 보였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에스와르 프라사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영국, 인도 세 나라를 제외하면 단기 경제 성장 전망이 밝은 국가는 없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유럽, 일본의 가계 지출 증가와 저유가 기조로 선진국들은 경제 회복에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지난달부터 고용지표가 악화되고 있어 1분기 성장이 예상 외로 저조해진 것이 그 증거라고 덧붙였다. 프라사드는 “지속적인 강 달러와 세계 경제의 전반적 부진도 미국 경제에 압력을 가하고 있는 상태”라며 “선진국들의 경제 성장세가 금융 위기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되기까지는 갈 길이 아직 멀었다”고 경고했다.

중국과 인도의 경우 완전 대비되는 결과가 나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앞으로 중국의 경제 전망은 밝지 않다. 중국 정부가 수출과 투자 중심의 경제 구조에서 내수 위주로 경제성장 구조를 재편하려는 ‘재균형(rebalancing)’ 정책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기 때문이다.

인도의 경우는 전망이 밝은 상태다. 저유가 기조에 힘입어 수입 비용 절감, 무역 적자 해소, 국가 채무 부담 경감 등의 영향으로 경제가 성장세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프라사드는 “인도는 경제 개혁 속도가 느리지만 신흥국들 사이에서 가장 전망이 밝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브라질, 터키 및 러시아 등 ‘2군 신흥시장’의 경우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약세로 경제 전망이 밝지 않은 상태다. 프라사드는 “세계 경제가 양적 완화와 미국 대비 자국 화폐의 약세로 완만한 성장을 하고 있고 디플레이션 압박을 겨우 버텨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연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신흥시장 자본 이탈 등으로 세계 경제에 추가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