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알루미늄 배터리'…1분이면 스마트폰 충전 완료!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5-04-07 17:07 수정일 2015-04-07 17:11 발행일 2015-04-0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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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이면 스마트폰 충전 완료!”

앞으로는 지하철, 식당, 도서관, 공항 등에서 콘센트를 찾아 배회하는 ‘벽 붙박이(wall huggers)’들을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최근 ‘초고속 알루미늄 배터리’의 상용화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휴대용 기기를 넘어 에너지 산업 분야 전체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배터리 톱사진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3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의 프리코트 에너지 연구소에서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초고속 알루미늄 배터리’를 보여주면서 설명하고 있다.(유투브 영상 캡처)

영국 텔레그래프는 6일(현지시간) 미국 스탠퍼드대가 에너지 산업 전체에 대변혁을 가져올 만한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이날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의 온라인 판에도 실렸다.

그동안 알루미늄 소재는 낮은 비용과 높은 안전성 때문에 배터리를 생산하는데 매력적인 소재로 평가받아왔지만 상업화되기는 어려웠다.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팀이 수년 동안 연구했지만 알루미늄의 특성상 양극과 음극 사이 전류의 흐름을 지속할 수 있는 핵심 물질을 찾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흑연을 이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알루미늄 배터리는 알루미늄 물질의 양극과 흑연 물질의 음극이 연결된 전해질 용액으로 만들어졌다. 홍지에 다이 스탠퍼드대 화학과 박사는 “다양한 물질들을 연구하던 중 우연히 흑연 물질이 알루미늄 배터리의 전류 흐름을 지속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개발 중인 배터리는 충전 시간을 단축시키는 데 파격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아이폰 6를 기준으로 할 경우 평균 2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충전 시간이 이 배터리를 사용하면 약 1분 정도로 단축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수명도 길다. 완전 충전할 경우 일반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7배 이상이나 오래 갈 수 있다. 다이 박사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경우 배터리 사이클이 평균 1000 정도인데 새로운 배터리는 7500 사이클에 도달할 때까지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기존에 개발된 알루미늄 배터리들과도 사이클 차이가 현격히 난다. 기존 알루미늄 배터리들의 사이클은 평균적으로 100 정도에 불과했었다. 배터리 사이클이란 배터리가 완전 충전된 상태에서 방전되는 횟수로 배터리의 수명을 판단할 수 있는 가장 기준이 되는 지표다.

알루미늄 소재 자체가 안전성이 높고 친환경적인 소재라는 점도 주된 장점으로 꼽힌다. 다이 박사는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이 최근 여객선 제작에 폭파 가능성이 높은 리튬이온배터리 이용을 금지하고 있다”며 “새로 개발 중인 배터리는 높은 효율성을 보여주면서 배터리 가운데에 구멍을 뚫어도 불에 타지 않을 정도로 외부 충격에 강하다”고 설명했다.

전력 생산 부분에서 한계는 있다. 개발 단계 수준에 있는 이 배터리는 2볼트를 생산한다. 일반적인 리튬이온 배터리의 3.6볼트에는 미치지 못하는 정도다.

에너지 밀도도 낮아 키로그램(㎏)당 100~260와트를 생산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이 배터리는 ㎏당 40와트를 생산한다. 

다이 박사는 “이용되는 흑연물질을 늘리다 보면 전력과 에너지 밀도에 대한 문제점도 차츰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배터리가 이용되는 모든 부분에 상용화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