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댓글부대 1052만명, 90원씩 받고 여론 조작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5-04-06 14:09 수정일 2015-04-06 17:01 발행일 2015-04-0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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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터넷 휘젓는 '우마오당'의 실체

중국 인터넷에 반정부 여론을 반박하는 댓글 아르바이트생인 ‘우마오당’(五毛黨)의 규모가 1000만 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배후에는 중국 당국이 여론 조작을 위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마오당은 지난 대선 때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위해 인터넷 상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한 ‘십자군 알바단(십알단)’과 비슷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스토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5일 중국공산당이 운영하는 청년 조직 중국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참고표’를 인용해 우마오당이 엄청난 규모임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우마오당은 당·정의 방침을 지지하는 글을 한편 올릴 때마다 5마오(약 90원)씩 받는 관변 평론가를 지칭한다. 마오는 중국 화폐 기본 단위인 위안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화폐 단위로 다른 말로 지아오라고도 한다.

이 참고표에 따르면 우마오당의 전국 규모는 1052만 명이다. 그 중 대학생은 402만 명 정도다. 중국 대학 당국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대학생 우마오당은 대부분이 학교 공산당위원회 선전부, 학생처, 공청단 위원회 간부 가운데서 선발된다.

지역별로는 산둥(山東)성이 78만 명으로 가장 많고 쓰촨(四川)성(68만명), 허난(河南)성(67만명), 광둥(廣東)성(63만명), 장쑤(江蘇)성(60만명)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 배후에는 중국 당국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중들이 관영 매체보다는 인터넷을 신뢰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자 인터넷 단속과 여론 조작을 위해 우마오당을 선봉에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홍콩에서 일부 연예인들이 반 중국 시민 가두시위에 대해 지지 태도를 밝히자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는 우마오당에 이들을 연예계에서 내쫓자는 내용의 댓글을 지시했다. 베이징의 유명 인권운동가 후자(胡家)는 “정부가 배후에서 인터넷 단속과 여론 조작을 하고 있다”며 “우마오당은 자원자로 구성된 조직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중국의 주요 언론까지 나서서 우마오당을 옹호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지난 1월 인터넷 사용자들에 당의 정책을 적극 지지하고 옹호하는 ‘좋은 누리꾼(好網民)’이 되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중국에서 불법 단체로 규정된 중국 민주당 해외지부 대표인 쉬원리(徐文立)는 “청년들은 비교적 충동적이어서 선동에 쉽게 넘어가 우마오당이 된다”면서 “이들을 우마오당으로 끌어 들여 밀고자로 만드는 것은 인격을 왜곡시키는 비열한 짓”이라고 말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