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로 사이즈 재고 자판기로 구매"…갭(GAP)의 혁명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5-03-24 14:08 수정일 2015-03-24 14:13 발행일 2015-03-25 22면
인쇄아이콘

“앞으로는 저희 매장에 오실 필요 없이 웹이나 모바일로 옷의 사이즈를 측정하세요. 굳이 매장에 들릴 일이 있으시다면 의류 자동판매기로 구매하시면 됩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의류 소매업체인 갭(GAP)이 구상하고 있는 미래다.

이 회사는 의류 업계에 새로운 매출 혁명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 시민들이 뉴욕 맨해턴 그리니치빌리지에 위치한 갭 매장 주변을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

미 경제전문지 포춘은 23일(현지시간) 새롭게 취임한 아트 펙 갭 최고경영자(CEO)가 매출을 늘리기 위해 대대적인 기술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펙 CEO가 내세우고 있는 전략은 ‘리테일(소매) 3.0’이다. 

성장(Growth)과 혁신(Innovation), 디지털(Digital)의 앞머리를 딴 ‘GID’를 키워드로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대응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특히 모바일 부문에 중점을 둔다. 패션업계에서 온라인 매출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을 적극 반영해 모바일 사업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펙은 “다른 많은 산업들은 이미 빠르게 기술적인 변화를 도입하고 있지만 의류업계는 40년 전과 같은 방식으로 사업하고 있다”며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장 사이의 비중을 이해하는 것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이제는 변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펙의 행보는 과감하다.

지난해 10월 취임하자마자 미국 전역의 오프라인 매장을 탐색했다. 

그리고 미국 4000여개의 매장 중 투자 대비 수익이 나지 않는 225개 매장을 전격적으로 없앴다.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갭은 최근 실리콘밸리 개발자들과 새로운 코드를 만들기 위해 손을 잡았다.

구상 중인 코드의 작동 방식은 간단하다. 옷의 가격과 제품 정보 등이 의류에 붙어있는 무선 태그를 통해 고객들의 모바일 기기 속 코드로 전송된다. 고객들은 각 매장 지점에 어떤 옷이 구비돼 있는지 알 수 있다.

가상으로 옷을 입어볼 수 있는 ‘인터액티브 디지털 월’이라는 서비스도 생긴다.

모바일로 자신의 신체를 스캔해 자신의 사이즈에 맞는지 확인할 수 있다. 고객의 입장에선 모바일 기기 하나로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는 것과 동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펙은 이 기술로 고객과의 소통을 더 활발히 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온라인상으로 모든 재고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거라고 내다보고 있다.

의류 자동판매기도 구상 중이다.

오프라인 매장 축소 전략에 따라 인건비를 절감하는 방안을 구상하다가 전략팀 사이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갭의 전략팀은 오프라인 공간을 소비자들이 놀 수 있는 공간, 플레이슈머(playsumer)들을 위한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갭의 과감한 행보는 최근 계속되고 있는 매출하락 때문이다.

갭 뿐만 아니라 갭의 계열사인 바나나 리퍼블릭, 올드 네이비 등도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미국에서 매출이 해마다 꾸준히 줄어 들고 있다. 

지난 2월에 발표한 지난해 4분기 갭 매출은 전분기보다 6% 줄었다. 포춘은 펙의 전략이 디지털 시대의 변화하는 흐름에 가장 적합한 시도라고 평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