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호스트가 공개하는 '게스트하우스 운영' 노하우

남지현 기자
입력일 2015-03-16 09:00 수정일 2015-03-21 00:44 발행일 2015-03-1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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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못 봐도 모든 질문은 한 시간 안에...풍성한 '리뷰'로 6월까지 예약 꽉차

이태원에 사는 회사원 임성환(40)씨는 작년 8월부터 신용산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숙박공유사이트인 에어비앤비(Airbnb)를 이용해 전세계 여행자들을 손님으로 맞고 있는 것. 용돈벌이 삼아 시작해서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한달에 30만원씩 꾸준히 순수익을 얻고 있다. 지금까지는 준비운동이었다면 그동안 쌓은 노하우로 한 채를 더 운영할 계획이라는 그에게 그 비법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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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한씨의 게스트하우스 방 전체의 모습.(사진제공=임성한씨)

Q. 일단 게스트하우스를 만들 방을 선택하는 것이 제일 어려웠을 것 같다. 방은 어떻게 구했나?

A. 지역을 정할 때는 교통편을 제일 신경 썼다. 관광객이 많이 오는 만큼 이태원과 명동에 가기 좋은 목을 선택했는데 처음엔 의외로 먹히지 않았다. 외국인들에게는 ‘신용산’이 낯설어서 교통이 좋다는 걸 잘 믿지 않더라. 차라리 ‘동대문’이 더 익숙하고 지리적으로 도심에 가깝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계속 홍보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다음은 적절한 임대료였다. 지금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30㎡에 보증금 500만원, 월세 75만원을 내고 있다. 주변에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5만원도 많아 나쁘지 않은 가격이었다. 하루에 4만원 가량의 숙박료를 생각하면 충분히 흑자를 낼 수 있겠다 싶어 계약했다.

잠금장치가 ‘번호키’라는 점도 중요하다. 지금까지 손님 얼굴을 본건 열명 중 세명도 채 되지 않는다. 난 직장을 다니면서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직접 손님들에게 열쇠를 주러 갈 수 없었다.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정말 좋은 방이 있었지만 ‘카드키’라서 단념했다. Q. 오피스텔 임대료가 만만치 않은 것같은데 왜 다세대·다가구 주택에 방을 구하지는 않았나?

A. 일단 보안에 문제가 있다. 오피스텔은 관리인이나 방범 장치가 잘 구비돼 있어 나에게도, 손님에게도 안심이다. 그리고 그 동네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주변 이웃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싶지 않았다. 아무래도 옆 집에 사람이 매일 바뀌면 신경 쓰일 테니까.

Q. 수익은?

A. 순수익은 한달에 30만원 정도. 한달 모두 예약됐을 때 120만원의 수입이 들어온다고 치면 월세(75만원)과 관리비를 빼야 한다. 사실 관리비가 관건이다. 여름에는 에어컨만 켜서 한달에 15만~20만원이 나가는데 겨울에는 난방을 끄지 않는 손님 때문에 25만~30만원까지 나온다. 겨울 비수기까지 겹쳐 수입이 90만원밖에 안되는 달에는 포기했다고 친다. 그래서 올 겨울에는 한달 단위로만 빌려주고 관리비는 손님이 부담하는 방식이 어떨까 고민 중이다.

사실 초기구입비용까지 생각하면 1년 뒤에야 수익률이 높아질 것 같다. 처음 시작하면서 간과하는 것이 오피스텔이 침대와 TV가 설치돼 있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난 침대는 G마켓에서, 요리기구 등은 이마트나 이케아에서 구했다.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한국인 손님들도 꽤 오기 때문에 TV도 필요해 USB를 꼽을 수 있는 중소기업 제품으로 20만원 대에 구했다. 그 외에도 수건 10개, 페브리즈, 세제, 화장지 등 자잘한 용품들도 합쳐서 약 150만원 가량 들었다.

인건비는 거의 들지 않는 것 같다. 인건비라고 해봤자 내 노동력이지만. 일주일이나 한 달 동안 있는 손님도 많아 그렇게 자주 청소하러 가지는 않는다. 일주일에 한 번 혹은 두 번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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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임성한씨의 게스트하우스의 주방의 모습. (사진제공=임성한씨)

Q. ‘풀옵션’의 오피스텔만 봐온 사람들은 초기구입비용을 놓치고 지나갈 수 있겠다. 그래서 수익률은 얼마인가?

A. 지금까지 순수익은 약 70만원이다. 보증금 500만원에 초기구입비용 150만원이니 수익률이 10% 정도는 나온다.

Q. 에어비앤비라는 사이트에서 수수료는 얼마나 요구하나?

A. 주인들에게 청구되는 수수료는 많지 않다. 15만원을 번다면 1만원 이하 정도? 수수료 때문에 신경 쓴 적은 한 번도 없다. 오히려 게스트들에게 부담이 큰 편이다. 가격이 비싸면 비쌀 수록 수수료도 높고 청소비와 같은 명목에도 수수료가 붙는다. 예전에 어떤 손님은 3주 정도 묵기 위해 90만원으로 예약했는데 100만원이 나왔다면서 하소연한적이 있다.

Q. 6월까지 예약이 다 차 있던데, 손님들을 어떻게 모으나?

A. 리뷰가 가장 중요하다. 손님 입장에서는 리뷰밖에 믿을 수가 없으니까. 에어비앤비의 경우, 주인이 손님에 대한 후기를 남길 수 있는데 손님이 그걸 보려면 자신도 후기를 작성해야 한다. 그래도 리뷰를 남기지 않는 손님에게는 메일을 보내서 부탁하기도 했다.

직장 다니느라 손님들을 직접 챙길 수 없으니 난 어떤 질문에도 한 시간 안에 대답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한 싱가포르 학생과는 메일만 50통을 주고 받아 결국은 친구가 됐다. 교통이나 맛집이나 그 무엇을 물어봐도 답장해주는 것이 주인의 의무이기도 하지만 내 게스트하우스만의 강점이기도 하다.

그리고 또 하나 조언한다면 자신의 에어비앤비 페이지를 계속 관리해줘야 노출이 많이 된다. 상위에 올라가 있을 수록 많은 손님들이 볼 수 있다. 그냥 들어가기만 해서는 안되고 특정일을 가격을 1달러 정도 수정하는 식으로 계속 업데이트를 시켜줘야 하는 알고리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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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한씨는 손님들이 아침을 챙겨 먹을 수 있도록 토스트를 제공하고 있다.(사진제공=임성한씨)
Q.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텐데 시작하기 전, 준비한 것이 있나?

A. 시장조사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먼저 다른 집을 많이 다녀봐야 어떤 게스트하우스가 좋은 게스트하우스 인지 감을 잡을 수 있다. 작년 나는 30번 숙박으로 에어비앤비 ‘최다유저’로 뽑힌 적이 있다. 한 채를 다 쓰는 ‘집전체’형, 한 집에서 한 방만 쓰는 ‘개인실’형, 한 방에 여럿이 쓰는 ‘다인실’형까지 모두 가봤다. 방에서 배려가 느껴진다면 주인이 직접 나서 소개하거나 함께 놀지 않아도 대접받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수건이라도 넉넉하게, 화장지는 절대 떨어지지 않게 신경쓰고 있다.

Q. 게스트하우스를 시작하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한 마디 하자면?

A. 내 조사에 따르면 광화문, 서울역은 이미 포화상태다. 차라리 인기가 높은 지역에서 테마를 살려서 높은 가격을 받는 방법을 택하거나, 오히려 의외의 지역을 노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도 대구처럼 대도시지만 게스트하우스 시도가 거의 없는 지역을 생각 중이다. 날이 갈수록 게스트하우스 공급이 많아지는 만큼 색다른 도전이 필요한 시기라고 본다.

남지현 기자 dioguinnes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