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악행 인정해야 국제사회서 존중 받아"… 아베 총리에 일침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5-03-09 18:37 수정일 2015-08-18 13:52 발행일 2015-03-1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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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9일 일본 아베 정권에 과거사 청산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이날 일본을 방문한 메르켈 총리가 아사히신문이 주재한 강연 중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한·중·일 세 국가의 역사적 갈등 상황과 관련된 질문에 답하던 중에 “독일은 세계 2차 대전에 저질렀던 악행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인정했기 때문에 국제 사회에서 존중 받는 위치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홀로코스트 등 과거의 잘못을 제대로 인정하고 사죄함으로써 프랑스, 폴란드 등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을 이룰 수 있었다는 취지다. 독일 역사를 간접적으로 언급하면서 일본 정부의 과거사 직시를 우회적으로 주문한 것이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는 “교훈이란 자국의 국민이 스스로 깨달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이 나서서 일본 정부에 조언을 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메르켈의 발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전후 70주년 기념 담화문’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주목받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미 2년 전부터 70주년 담화문에서 ‘무라야마 담화’를 허물려는 의도를 분명히 보여왔었다. 무라야마 담화는 지난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일본 총리가 도쿄 총리관저에서 발표한 담화를 뜻한다. 전후 50주년을 기념해 ‘식민지배’와 ‘침략’, ‘통절한 반성’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아시아 전체를 대상으로 반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브릿지경제 =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