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소변기는 이제 '미술관 오브제'로만 이용될까?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5-03-08 13:48 수정일 2015-03-08 13:48 발행일 2015-03-0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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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p>마르셀 뒤샹의 ‘샘’, 1917년.

소변기는 이제 마르셀 뒤샹의 ‘샘’처럼 미술관에서만 볼 수 있을까.

영국 가디언은 최근 피터 오머로드 문화부 기자의 ‘남성 소변기는 이제 없어져야 할 때’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오머로드는 소변기 문화가 가장 혁신적으로 변화되고 있는 국가로 독일을 꼽는다.

이미 독일에서는 남성들 대다수가 앉아서 소변을 본다. 독일 남자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부모에게 좌변기 배뇨 훈련도 받고 있다. 

좌식 변기 뚜껑을 열면 ‘서서 소변을 보게될 경우 벌금을 내야 한다’는 경고 음성이 나오는 곳도 있다.

신조어도 생겨났다. 서서 소변을 보는 남자들을 ‘슈테핑클러(stehpinkler)’ 앉아서 소변 보는 남자들은 ‘지츠핑클러(sitzpinkler)’라고 한다.

남성들이 좌변기에 앉아서 소변 보는 행위가 독일 전체의 사회적 관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것을 보여주는 언어현상이다.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기류가 일고 있다.

대만에서는 2012년 당시 선스훙(沈世宏) 환경부 장관이 대만 남성들도 소변을 볼 때 앉아서 소변을 보라고 제안해 논란을 일으켰던 적이 있다. 

당시 선스훙 환경장관은 화장실 청결과 다음 이용자들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 이 같은 캠페인을 벌였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도 현재 캠페인이 이어지고 있으며 스웨덴에서는 입식 소변기를 철거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소변기 철거를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위생이다.

오머로드는 앉아서 소변을 보는 것이 세균의 번식을 막을 수 있으며 서서 소변을 보는 것보다 1000배나 더 위생적이라고 주장한다.

‘남녀 평등’의 관점에서도 논리를 강화한다.

오머로드는 소변기 자체는 남성들의 생물학적 필요성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남성다움을 과시하는 사회적 현상으로부터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오머로드는 “심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서서 소변을 보는 자세에서 남성이 ‘우월감’을 과시할 수 있다고 얘기했었지만 여성과 남성이 평등해지는 시대가 오고 있는 만큼 화장실의 소변기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브릿지경제 =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