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직원들 관리… 피플애널리틱스에 주목하라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5-03-08 17:34 수정일 2015-03-08 17:34 발행일 2015-03-0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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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T기업인 소시오메트릭솔루션스는 최근 센서를 이용해 직원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있다. 

직원들의 목에 건 배지로 위치 정보를 수집해 가장 효율적인 사무실 동선을 만든다. 

또 직원들이 커피포트 근처에서 창의적인 대화를 많이 한다는 점을 창의적인 아이템 기획 회의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는 직원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피플애널리틱스’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기업들은 업무 현장에서 피플애널리틱스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캐나다 기업의 사례 몇 가지를 통해 더 자세히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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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가 인사고과도 지배하는 세상이 오고 있다. 

‘빅 데이터’로 조직 구성원들을 관리하는 캐나다 얘기다. 캐나다 일부 기업들 사이에선 최근 ‘피플애널리틱스’가 핵심적인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피플애널리틱스란 직원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급여, 승진, 부서 배치 등 조직의 인사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총괄적 시스템을 말한다. ◇ “공로는 공평하게” 조이 레스토랑

캐나다 공영방송 CBC는 최근 캐나다의 유명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인 조이(Joey)를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소개했다.

조이 레스토랑은 현재 캐나다의 브리티시콜롬비아, 앨버타, 매니토바, 온타리오주 등에서 30여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조이의 앤드류 마틴 인사과 총책임자는 3년 전부터 각 지점에 피플애널리틱스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레스토랑의 셰프들이나 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직원들의 결석률이나 출근 시간을 일일이 기록했다.

각 지점별로 영업 실적, 레스토랑 청결 상태, 고객들의 대기 시간, 매출 상승률 등 업무와 관련된 평가도 모두 숫자로 기록했다. 

마틴은 “영화 ‘머니볼’에서 브래드 피트가 선수들의 사생활 문제, 나이 등 외부 요인을 철저히 배제하고 데이터에만 의존해 팀을 승리로 이끌었던 것과 피플애널리틱스는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말한다.

결과는 어떨까. 조이 레스토랑 경영진은 예상보다 훨씬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직원들의 공로가 오로지 순매출액에만 의존되던 때보다 공평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마틴은 “순매출액은 지점별 입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평가 기준이 아니다”며 “객관적인 기준들을 적용하면서 회사 전체 직원들이 공평하게 대우받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최적에서 최고를” 에어마일스

글로벌 마일리지 서비스 업체인 에어마일스도 캐나다에서 피플애널리틱스를 통해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에어마일스의 모회사인 로열티원의 다이앤 도우셋 부사장은 “직업 전문성을 데이터로 기록해서 수준에 따라 2000~1만 달러어치의 마일리지 보상을 주고 있다”고 말한다.

에어마일스는 이를 조금 다른 각도로도 활용하고 있다.

직원들을 입사 초기 때부터 다양한 부서에서 일을 시킨다. 

이후 회사는 직원들의 능력을 다양한 기준으로 기록하고 가장 적성에 맞는 부서로 배치시켜준다. ‘최적의 업무 전선’에 배치한 후 해당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조직 문화만 지키면 최고의 인재관리

컨설팅 업계에도 HR(휴먼 리소스) 빅데이터에 대해 다양한 견해들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조시 버신 경영 컨설턴트는 최근 미 경영전문지인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피플애널리틱스 예찬론을 펼쳤다.

요점은 객관적인 데이터 산출물을 이용하면 업무 평가 방식을 훨씬 공평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버신은 “데이터 의존률이 높아질수록 객관적인 평가 기준 속에서 직원들은 상호간에 정당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며 “20여 년 전 고객들이 마트에서 처음 물품을 살 때 데이터를 기록하는 것에 거부감을 가졌던 것처럼 피플애널리틱스도 점차 정착될 것”이라고 말한다.

캐나다 인력관리 컨설팅업체인 나잇브릿지휴먼캐피탈솔루션의 세오나이드 찰스워스 컨설턴트는 조직원들이 공격적으로 대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만큼 조직 문화에 피플애널리틱스를 잘 녹여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찰스워스는 “회사 조직 문화의 유연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에게 수치 매기기… 사기 꺾일수도

일각에서는 피플애널리틱스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높다.

데이터 측정 프로세스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직원들을 평가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사기를 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 라이어슨대의 크리스 맥도날드 박사는 “사람을 관리하는 일 자체에 통계수치를 이용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자칫 잘못 이용하다가는 회사의 조직 관리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릿지경제 =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