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석유장관 "유가 더 하락땐 OPEC 긴급회의"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5-02-24 17:37 수정일 2015-02-24 17:56 발행일 2015-02-2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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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자니 엘리슨 마두케 나이지리아 석유 장관이 지난해 11월 2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열린 OPEC 총회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AFP)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6주 안으로 긴급회의를 열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석유장관과의 인터뷰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긴급회의에 대한 이번 발언은 OPEC이 지난해 11월 하루 3000만 배럴의 생산량을 유지하기로 합의한 지 3개월 만에 나온 것이다.

디에자니 엘리슨 마두케 나이지리아 석유장관은 이날 “아랍권을 제외한 OPEC 회원국 대다수가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유가가 추가 하락한다면 6주 안으로 OPEC 회의 소집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OPEC이 긴급회의를 열면 생산량 감축에 관한 논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마두케 장관은 OPEC 긴급회의가 개최되면 사무총장을 맡기 때문에 그의 발언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중요한 것은 마두케 장관의 입장 변화다. 마두케 장관은 지난해 11월 회의에서 “석유 시장점유율이 다른 나라에 밀리게 되면 결국 OPEC의 존재감이 없어진다”며 OPEC의 주축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입장을 지지했었다.

지속적인 유가 급락으로 OPEC 사이에 분열의 조짐도 커지고 있다. 미 경제 전문지인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날 마두케 장관의 발언이 나오게 된 배경을 분석했다. 핵심은 OPEC의 실질적 리더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현재 저유가로 버티기 힘든 나머지 OPEC국가들의 입장을 대변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동맹국의 반대로 긴급회의는 개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OPEC국가의 긴급회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23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하락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1.36달러(2.7%) 내린 배럴당 49.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3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1.38달러(2.29%) 하락한 배럴당 58.84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국제유가는 공급과잉이 지속할 것이라는 우려에 영향을 받았다. 원유 파이프라인 수리가 끝나 동부 리비아 유전에서 원유 생산이 재개됐다는 소식과 오만이 원유 생산을 확대한다는 발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FT는 장중 한때 OPEC의 긴급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소식으로 유가가 잠시 상승세를 탔으나 오래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