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넥슨·넷마블 삼국지… 모두와 손잡은 '텐센트' 행보는?

조은애 기자
입력일 2015-02-23 18:17 수정일 2015-02-23 18:17 발행일 2015-02-2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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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넥슨간 경영권 분쟁 일단락…텐센트 영향력에 긴장의 끈 유효

엔씨소프트와 넥슨 간의 경영권 분쟁에 넷마블게임즈까지 뛰어들면서 국내 게임종목의 삼국지가 펼쳐졌다. 

분쟁 양상이 커지면서 향후 행보가 주목되지만 그 뒤에 숨은 텐센트의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엔씨소프트와 넥슨 간 경영권 분쟁은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게임즈와 손을 잡는 것으로 일단락된 듯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은 세 기업 모두 중국 인터넷업체 텐센트와 손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손잡은엔씨소프트-넷마블게임즈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왼쪽 세번째),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오른쪽 세번째) 등 양사 임원들이 지난 17일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공동사업 및 전략적 제휴식에서 손을 잡고 있다.(연합)

텐센트는 2000년대 초중반부터 국내 게임회사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국내 게임사의 대기업으로 불리는 엔씨소프트와 넥슨, 넷마블게임즈 등도 모두 텐센트와 엮여 있다. 

텐센트는 엔씨소프트와 넥슨 게임을 중국시장에 퍼블리싱하고 있다. 

2011년 텐센트는 엔씨소프트의 다중역할수행게임(MMORPG) ‘블레이드앤소울’ 퍼블리셔를 맡으며 중국시장에서 서비스하면서 엔씨소프트와 연을 맺게 됐다.

넥슨의 경우 일본 영향권이 강해 텐센트가 입김을 불어넣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자회사를 통한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텐센트는 넥슨의 자회사 네오플이 개발한 온라인 액션 게임 ‘던전앤파이터’를 중국시장에 퍼블리싱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텐센트와 관계가 더 밀접하다. 지난해 3월 텐센트는 CJ게임즈(현 넷마블게임즈)에 5억달러(약 5300억원)를 투자하면서 지분 28%를 보유하게 됐다.

현재 텐센트는 넷마블게임즈 지분 25.26%를 보유하면서 3대주주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텐센트는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지난해 8월부로 투자과정이 끝을 맺어 CJ게임즈는 텐센트그룹의 일환이 됐다’고 적고 있다.

텐센트는 세 기업에 모두 투자를 하고 있는 만큼 현재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현재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게임즈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우호지분 확보를 통해 넥슨이 보유한 지분 15.08%보다 많은 18.03%를 확보해 일단 한숨 돌렸다.

하지만 넥슨 측에서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매각하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하다.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꾸고 엔씨소프트 측에 주주제안을 보냈지만 예상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분 15.08%에 해당하는 금액이 5300억원 수준에 달해 적은 수치도 아니다.

텐센트의 지금까지 행보를 통해 볼 때 국내 게임시장에 대한 새로운 투자 단행은 충분하다.

따라서 얽히고 설킨 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게임즈 세 회사의 경영권 분쟁 결과는 텐센트에 의해 좌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우선 텐센트의 최대주주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나스퍼스는 미디어업계의 큰 손이다.

나스퍼스는 MIH TC(Myriad International Holdings)라는 이름으로 텐센트 지분 33.73%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나스퍼스의 대표이사 제이콥 페트스 베커(Jacobus Petrus Bekker)는 남아공의 백만장자로 M-Net, MTN 등 남아공 엔터테인먼트 업체 창립자다.

본사는 남아공에 두고 있지만 나스퍼스는 중국은 물론 태국, 필리핀, 브라질, 폴란드 등 세계 여러 국가에서 인터넷 미디어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다음카카오 지분 9.9%를 보유해 3대 주주가 됐으며 파티게임즈, 네시삼십삼분, 위메이드 등 여러 게임회사에도 투자했다.

브릿지경제 = 조은애 기자 sincerely.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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