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도 음감 있어…사람과 음악적 교감도 나눠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5-02-19 11:08 수정일 2015-02-19 11:25 발행일 2015-02-1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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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강아지도 실제로 음을 구분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사람과 음악적 교감을 나눌 수 있다.(AFP)

강아지도 음감이 있을까. 최근 심리학 전문 잡지 ‘사이콜로지투데이’는 스탠리 코넨 심리학 박사가 기고한 칼럼을 인용해 강아지가 실제로 음악을 구분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과 음악적 교감을 나눌 수 있다고 보도했다.

코넨 박사는 영국의 최근 연구 사례를 바탕으로 강아지들이 실제로 음악에 따라 반응하는 모습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영국 북아일랜드에 위치한 퀸즈대의 데보라 웰즈 박사는 강아지가 음악을 구분해 내는 능력이 있는지를 규명해내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강아지에게 팝, 클래식, 록 뮤직 등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고 반응을 살폈다. 팝은 브리트니 스피어스, 밥 말리, 로비 윌리엄스 같은 가수들의 곡이었고 클래식은 비발디의 사계,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 등이었다. 록 뮤직은 메탈리카와 같은 헤비 메탈 밴드의 음악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조사 결과 록 뮤직을 들은 강아지들은 요란법석을 떨면서 심하게 짖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팀이 클래식을 틀자 갑자기 조용해지며 짖는 소리가 점차 줄어들었다. 눕기도 했고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기도 했다. 팝 뮤직을 들은 강아지들은 별다른 행동 특성을 보이지는 않았다. 웰즈 박사는 “음악이 사람들의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강아지들도 음악에 따라 반응하는 방식이 달랐다”며 “강아지들도 사운드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으며 음악이 개들의 기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굉장히 흥미롭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코넨 박사는 역사적인 사례를 들며 강아지가 노래를 부를 수 있다고도 주장한다. ‘댄(Dan)’이라는 이름의 불독은 영국 작곡가인 에드워드 윌리엄 엘가의 음악적 파트너였다. 엘가는 1900년 초창기에 활동하던 인물로 ‘위풍당당 행진곡’과 ‘희망과 영광의 나라’를 작곡한 낭만파 작곡가다.

엘가는 댄이 짖는 소리에 화음이 있음을 깨닫고 강아지에게도 음악적 자질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후 하루 2~3시간 씩 댄에게 음악적인 훈련을 시켰고 댄은 엘가와 함께 화음을 맞춰 합창을 할 수 있었다. 또 댄은 엘가가 이끄는 청소년 합창단 중 잘못된 음정으로 부르는 아이를 짚어내기까지 했다.

코넨 박사는 “실제로 인간의 발성이나 클라리넷과 같은 관악기의 울림이 강아지들의 울부짖는 소리와 유사한 점이 있다”며 “강아지가 화음을 넣어 노래를 부르고 사람과 음악적 교감을 나눈다는 것이 그리 놀라운 사실은 아니다”고 말했다.

브릿지경제 =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