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23년전보다 소득 늘었지만 삶의 질 악화

남지현 기자
입력일 2015-02-12 17:45 수정일 2015-02-12 18:12 발행일 2015-02-1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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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 ‘우리나라 중산층 삶의 질 변화’ 보고서

중산층이 다른 계층에 비해 주거부담이 크면서도 자신의 집에 사는 비율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2일 ‘우리나라 중산층 삶의 질 변화’ 보고서에서 중산층이 소득은 늘었지만 중산층의 전세보증금은 1990~2013년간 연평균 11.8% 상승해 다른 계층에 비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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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중산층은 월가처분소득범위가 4인 가족 기준 193만~579만원이고 1인 기준 96~289만원인 이들을 뜻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산층의 총소득증가율은 지난 23년 동안 연평균 7.0%로 다른 계층과 비교할 때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하지만 주거측면에서는 가처분소득대비 전세보증금 부담은 1990년 1.1배에서 2013년에는 3.1배 늘어나 3배 가량 증가했다. 

이는 중산층 가구가 한푼도 쓰지 않고 3.1년을 모아야 전세보증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균 전세보증금은 1990년 890만원에서 2013년 1억1707만원으로 연평균 11.8%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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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중산층이 자기 집에서 사는 비율도 같은 기간 33.5%에서 64.4%로 두 배가량 높아졌지만 다른 계층과 비교했을 때는 가장 적었다.

저소득층의 경우 자가 거주 비율이 65.3%, 고소득층은 73.6%로 중산층의 자가 거주비율을 웃돌았다.

중산층의 소득이 늘었지만 가구원수가 많아 주택 구매여건이 개선되지 못하고 전월세난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뜻이다.

이외에도 중산층 가구의 소비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9%로 저소득층(20.2%), 고소득층(19.3%)보다 높았다.

주거와 교육의 부담이 큰 만큼 오락·문화 서비스에 대한 소비 지출 비중은 1990년 5.9%에서 2013년 5.3%로 줄어들어 삶의 질은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성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산층 주거와 교육비 부담을 줄여 여가와 의료·보건 소비를 확대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중산층의 주거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중산층에 대한 전월세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전월세 자금 대출 여건을 개선하며 분양 조건부 임대주택을 공급을 확대하는 등 안정적으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공급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지현 기자 dioguinnes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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