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축하해"… 긍정적 단어가 행복감 부른다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5-02-10 17:04 수정일 2015-02-10 18:09 발행일 2015-02-1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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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버몬트대, 폴리애나 법칙 증명
국가별 언어에 따라 행복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몬트대와 정보보안기관인 ‘더미트라’의 공동 연구팀은 최근 ‘폴리애나 법칙’에 관한 빅 데이터 실험을 진행했다. ‘폴리애나 법칙’은 1969년 일리노이대의 두 명의 심리학 박사가 만든 것으로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언어에서 부정적인 단어보다는 긍정적인 단어를 쓰는 경향이 많다는 내용의 가설이다. 지금까지 충분한 근거가 부족해 항상 진위여부에 대해 많은 논란이 일어왔었다.

연구팀은 책, 광고, 신문, 소셜미디어, 웹사이트, TV, 영화나 음악 등 24개의 소스에서 전 세계적으로 자주 쓰이는 일상생활 용어 수십억 개를 뽑았다. 그중에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포르투갈어, 한국어, 중국어, 러시아어, 인도네시아어, 아랍어 등 10개국을 대상으로 가장 많이 쓰였던 1만 개의 단어를 추출했다.

이후 각국 별로 50명의 원어민들에게 해당 단어를 들려주고 9점 만점을 기준으로 빈도수와 행복감을 동시에 반영해 평가하도록 했다. 조사 결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 1만 개의 평균이 전체 10개국 모두 5점 이상으로 표시돼 원어민 대부분에게 긍정적인 느낌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버몬트대의 피터 도즈 박사는 “사람들이 언어를 이용할 때 긍정적인 언어의 사용 빈도가 높다는 사실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국가별로 약간의 차이도 나타났다. 10개의 언어 중 중국어와 한국어는 평균점수가 5점 초반으로 다른 언어에 비해 부정적인 단어 사용의 빈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스페인어를 쓰는 원어민들이 가장 높은 행복감을 보였다. 스페인어는 행복점수가 평균 6점에 해당해 행복한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사랑’, ‘행복’, ‘축하’등의 단어 사용 빈도가 높았으며 ‘죽음’과 같은 단어는 적게 사용했다. 스페인어를 이어 포르투갈어, 영어와 독일어, 프랑스어가 뒤를 이었다.

피터 도즈 박사는 “아랍어 영화 대본, 한국의 트위터 글, 러시아의 유명한 소설, 중국어로 된 음악 가사, 뉴욕타임스의 전쟁 관련 기사 등 10개국의 언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폴리애나 법칙이 성립함을 증명했다”며 “두뇌가 느끼는 행복감과 불쾌감을 측정하는 도구 ‘헤도노미터(hedonometer)’에도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