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 줄줄이 실적악화… 법인세 3조 '펑크'

차종혁 기자
입력일 2015-02-09 17:22 수정일 2015-02-09 19:09 발행일 2015-02-1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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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납부액 1년새 15% 이상 줄어 세수부족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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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30대 그룹이 올해 납부해야 하는 법인세가 전년 대비 15% 이상 줄 것으로 보인다.

법인세 감소는 실적 부진에 따른 것으로 기업들이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수익을 더 낼 수 있도록 해야 세수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재벌닷컴 등에 따르면 국내 주요 30대 기업(공기업 및 금융회사 제외)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2014 회계연도 법인세 비용은 모두 15조2577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3회계년도 법인세(18조433억원)보다 15.4% 감소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법인세 비용은 전년대비 43.2% 감소한 4조4806억원으로 예상된다. 감소 예상액은 3조4089억원으로 30개 기업 가운데 규모가 가장 컸다.

현대차는 2조7032억원에서 2조3018억원으로 14.8%(4014억원)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계열사인 기아차는 1조115억원에서 8227억원으로 18.7% 줄었다.

SK이노베이션의 법인세는 3604억원에서 496억원으로 86.2%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과 효성도 전년 대비 각각 1447억원(-77.3%), 3162억원(-64.2%)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삼성물산, LG디스플레이, LG화학, 현대글로비스, 이마트 등도 법인세가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에쓰오일, KT, SK네트웍스, 두산, 두산중공업 등은 세전이익 적자전환 등의 이유로 법인세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인포]26

30대 기업의 세전이익은 2013년 78조6081억원에서 지난해 64조791억원으로 18.5% 감소했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경기가 어렵다보니 흑자기업이 줄면서 세수도 줄어드는데 경영환경을 개선해 기업들이 수익을 더 낼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경기가 어려운데 법인세를 올리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어 세수가 부족해도 세율 조정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실장은 “올해 경기가 회복할 전망이라 내년에는 법인세 비용이 다시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기업에 부담을 주기보다는 경영환경을 개선해 실적이 나아지도록 함으로써 세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김건영 기획재정부 법인세제과장은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안 좋다보니 최근 3년간 법인세 납부액은 감소 추세”라며 “기업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비과세 감면을 꾸준히 시행하고 있고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 합동으로 기업 규제를 완화하고 투자를 활성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밝혔다.

차종혁 기자 ch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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