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P율촌에너지 인수 추진'…현대제철 '몸집 키우기'에 따가운 시선

차종혁 기자
입력일 2015-02-08 17:23 수정일 2015-02-08 18:16 발행일 2015-02-0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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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내년 2월 연 100만t 규모의 특수강을 양산하게 될 당진제철소 고로 1호기 전경.(사진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부회장 우유철)이 동부특수강에 이어 단조강(두드려 만든 철강) 업체인 SPP율촌에너지를 인수해 몸집 불리기를 계속할 계획이지만 노조 의 반발에 주주들의 곱지않은 시선마저 더해져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전국금속노조 산하 현대제철인천지회는 8일 “현대제철 사측이 인천 단조공장에 대한 투자는 하지 않고 같은 단조업체 SPP율촌에너지 인수에 나서 인천 단조공장 근로자의 고용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며 “무원칙 경영을 하는 사측에 전면전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천공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는데 대한 책임은 지지 않고 1500억원 가량 소요되는 SPP율촌에너지 인수에 나선 것은 정상이 아니다”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현대제철 인천 주단강공장은 연간 46만t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나 판매실적 악화로 인해 정상 가동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에서는 대형업체 인수 등으로 인해 향후 구조조정 가능성이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28일 SPP율촌에너지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SPP율촌에너지는 전남 광양 율촌산업단지에 위치한 선박 및 플랜트용 단조제품 생산업체다. 현대제철이 SPP율촌에너지 인수에 성공하면 그간 여타 사업에 비해 힘을 내지 못했던 단조사업에서 경쟁력을 갖게 된다.

비록 노조의 반발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현대제철이 SPP율촌에너지를 인수해 조선 및 해양플랜트용 기자재 부분까지 경쟁력을 갖추는 게 사업포트폴리오 구성 상 유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윤관철 BS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제철이 SPP율촌에너지 인수에 성공할 경우 단조사업 부문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에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인수자금은 2000억원은 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SPP율촌에너지 인수의향서를 지난달 제출한 것은 맞으나 현재로서는 노조 일부의 반대에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글로비스 지분 매각에 관심이 쏠렸던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현대제철의 SPP율촌에너지 투자 건으로 되돌아 올 경우 현대제철은 인수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그간 투자자들은 현대제철이 연이어 대규모 투자를 강행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며 주주이익 실현에는 무관심한 채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윤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글로비스 지분 매각에 관심이 쏠려있다 보니 SPP율촌에너지 인수 건에 대한 관심이 적었지만 그동안 현대제철의 과도한 투자에 대한 투자자의 반발은 계속돼 왔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내년 2월 양산 시점인 연산 100만t 규모의 당진 특수강 공장 일정에 맞춰 인천, 당진, 포항 3개 공장의 설비 조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특수강선재업체인 동부특수강(現 현대종합특수강) 인수 작업은 지난 2일 완료했다. 인천 주강공장과 포항 봉강공장의 설비조정에 따른 기존 근로자 250여명에 대한 당진 특수강공장으로의 전환 배치도 예정돼 있다. 포항 공장에서는 전환 배치에 따른 노사 협의가 마무리된 상황이나 향후 전환배치 및 법인 인수 과정에서 노사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차종혁 기자 ch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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