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탄도미사일 대비 MD체계 대폭 강화"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5-02-05 17:20 수정일 2015-02-05 17:23 발행일 2015-02-0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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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 美 국방장관 지명자 밝혀
10억 달러 편입, 요격미사일 14기 알래스카 등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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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에 대비해 자국 본토 방어에 필요한 MD(미사일 방어) 체계를 대폭 강화할 전망이다. 미국의 MD 체계는 빠른 속도로 날라오는 미사일을 신속히 탐지해 요격 미사일로 격추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애쉬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는 4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원회(위원장 존 매케인) 주최로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직접적으로 위협할 가능성에 대비, 2017년까지 10억 달러의 국방 예산을 편성해 지상발사 요격미사일(GBI) 14기를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BI는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기지에 설치될 예정이며 현재 미국은 두 지역에 GBI 30기를 배치하고 있는 상태다.

카터 지명자는 이날 “북한의 미사일과 대량파괴무기 능력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배치된 미군과 동맹군들에 심각하고 직접적 위협이 되고 있다”며 “아직 북한의 장거리 발사에 대해 구체적인 소식이 전해지진 않았지만 미국 본토에도 직접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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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쉬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

카터 지명자가 이렇게 발언한 이유는 과거 북한이 연속적으로 일으킨 핵·미사일 위협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2012년 1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부터 시작해 2013년 2월 3차 핵실험, 2014년 연쇄적인 단거리 미사일 발사까지 해마다 미국과 동맹국들을 여러 차례 위협해왔다. 카터 지명자는 “김정은 정권이 지휘하는 북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북한이 어떠한 동기를 갖고 행동을 취할지가 우려를 더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미국의 결정이 북한의 최근 소니 픽처스에 대한 해킹 사태 때문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미 일간 워싱턴타임스는 이날 카터 지명자가 북한의 사이버 해킹 공격이 선전 포고 없는 전쟁 행위의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터 지명자는 “북한의 해킹 공격으로 데이터 삭제와 파괴, 개인정보 유출의 손실을 보았지만 국민들의 사망, 부상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지 않은 이상 전쟁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순 없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미국은 북한의 불법 핵확산 네트워크도 원천적으로 차단할 전망이다. 카터 지명자는 “북한에서 핵과 관련된 품목들이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우방국들과 협력해 의심되는 선박과 비행기를 차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핵실험 중단을 연계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반박했다. 카터 지명자는 “2015년 1·4분기에 예정된 키 리졸브와 독수리 연습, 올해 여름에 예정된 을지 프리덤 가디언 연습은 의례적인 훈련일 뿐”이라며 “한미 연합 훈련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북한 핵실험과 등가관계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