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클린턴家 24년만에 재격돌?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5-02-03 18:06 수정일 2015-02-03 18:06 발행일 2015-02-0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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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화당 대권주자 '젭 부시' 대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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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 자동차 딜러연합 회의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AP=연합)<br>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공화당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대세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양강 구도 체제가 기정사실화 되면서 24년 만에 부시와 클린턴 두 가문의 역사적인 리턴 매치가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폭스뉴스의 여론 조사 결과를 인용, 후보에서 가장 유력했던 롬니 후보가 빠지면서 젭 부시가 공화당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됐다고 보도했다. 폭스뉴스가 최근 진행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젭 부시 전 주지사는 롬니 후보를 지지하던 여론을 흡수해 공화당 내에서 15%의 점유율로 1위 자리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WSJ는 부시의 지지율이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와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을 합친 13%보다도 높았으며 앞으로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의 싸움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부시 전 주지사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의 대결을 준비하기 위한 본격 준비에 돌입했다. 미 CNN은 2일(현지시간) 젭 부시 캠프가 최근 롬니 측 진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베테랑 정치 컨설턴트들을 영입하며 정치적 세력을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은 롬니의 수석 선거운동 전략가였던 데이비드 코첼이다. 그는 2008년, 2012년 대선 때 롬니의 아이오와 주 선거 캠프를 총지휘했던 이력이 있다. 아이오와 주는 역대로 미국의 전국적인 대선 표심에 큰 영향을 주는 지역이다. 민주·공화 양당이 가장 먼저 코커스(당원대회)를 개최해 후보 경선의 첫 포문을 여는 곳이기 때문이다.

신문은 그가 롬니 전 주지사를 외면하고 부시 캠프로 방향을 돌린 것이 롬니의 ‘대선 3수’ 포기에 지배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며 코첼 전략가의 정치적 힘이 앞으로 부시 전 주지사에게 강력하게 실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시 전 주지사의 대변인은 “부시 전 주지사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 코첼은 전국적인 선거유세 계획을 짜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베테랑 정치 컨설턴트인 존 다운즈와 대니 디애즈도 영입했다고 전했다. 디애즈는 2004년 대선 때 부시의 형인 조지 W 부시의 재선 캠프에서 일했으며 2012년에는 롬니의 선임고문 역할을 했다.

다운즈도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부터 활동해온 선거 전문가다. 특히 2012년 텍사스 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 내 극우 보수 성향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을 지지한 적이 있다. 신문은 크루즈 의원 역시 내년 대선 출마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상황에서 다운즈가 부시 캠프에 합류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전했다.

선거 인력뿐만 아니라 정치 자금도 부시 전 주지사에게 몰리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롬니가 지난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롬니와 부시 사이에서 고민하던 거액의 선거자금 기부자들과 선거자금 모금 총책들이 부시 캠프로 방향을 틀고 있다고 보도했다.

롬니 진영에 선거자금을 후원했던 앤서니 스카라무치 헷지 펀드 매니저는 “부시 측 진영이 선거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기부자들이 롬니를 대신할 공화당 후보로 부시 전 주지사를 지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