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다음카카오 "스타트업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

차종혁 기자
입력일 2015-01-26 16:28 수정일 2015-01-26 18:28 발행일 2015-01-2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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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기업들 투자·육성책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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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이 차세대 성공 전략의 하나로 ‘스타트업’을 지목해 투자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스타트업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스타트업 육성 및 투자를 선도하고 있는 네이버는 지난 2013년 7월 ‘상생·공정·글로벌 상생방안’을 발표한 이후 6개월간 2000억원을 IT 벤처생태계 조성 기금으로 내놨다. 이 중 스타트업 지원금액만 500억에 달한다. 대표적으로는 창업 초기 기업 육성을 위한 미래창조펀드 조성에 200억원, 벤처 기업인과 유수 IT기업이 참여한 본엔젤스 페이스메이커펀드 50억원, 미래창조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주관한 ‘인터넷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얼라이언스’에 연간 20억원씩 5년간 총 100억, 알토스펀드 20억 추가 출자, 게임인펀드 50억원 출자 등이다. 지난해 1월에는 파트너 지원 및 소통 업무 전담을 위해 CEO 직속으로 파트너센터를 조직하고, 6월에는 온라인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소통 창구인 포털사이트 ‘네이버벤처스’와 ‘네이버컬처스’를 오픈했다. 한종호 네이버파트너 센터장은 “네이버가 가진 자산과 경험을 공유해 스타트업 파트너들이 더 많은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Npac(Naver Partner Aid & Care)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에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 21일 진행한 ‘스타트업 쇼케이스’는 스타트업이 원하는 바를 공유하고 함께 성장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 4월에는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별도의 공간인 엑셀러레이팅센터를 서울 강남역에 개설할 계획이다.

다음카카오는 합병 이전부터 창조경제 활성화와 선순환 벤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13년 4월 카카오가 중소기업청과 함께 총 300억원 규모의 ‘카카오 청년창업펀드’ 조성을 위한 출자를 약정했다. 동년 6월에는 다음이 253억 규모의 ‘다음 청년창업펀드’를 조성해 최근 모바일과 어플리케이션 등 차세대 IT산업 발달로 급증하는 청년 창업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다음카카오가 조성한 청년창업펀드는 ‘창업→투자→성장→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벤처 생태계 구축’을 위한 펀드로, 유망한 청년창업기업과 청년 일자리 창출기업 등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다음카카오의 청년창업펀드는 창조경제 활성화와 후배 청년창업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민관 공동펀드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올 1월에는 빠르게 변화하는 모바일 시장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1000억원을 투자해 자회사 케이벤처그룹을 설립키로 했다. 케이벤처그룹은 다음카카오의 미래 성장 동력을 찾고, 모바일 플랫폼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적극적인 투자와 인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카카오와 별개로 김범수 의장은 케이큐브벤처스를 통해 초기 스타트업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실력과 성장 가능성을 보유한 벤처에 적극 투자함으로써 함께 발전하고, 장기적으로 벤처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지난 2010년 6월 에코노베이션(Econovation) 센터를 개설했다. 센터는 성장가능성이 있는 우수 앱(App) 개발자들의 마켓 성공 런칭 및 사업화를 지원하는 ‘스타트업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매년 20여팀의 스타트업 파트너십을 선발해 개발공간, 사업화지원금 최대 1000만원, 사업화 영역 맞춤 멘토링, 멤버십 무료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ICT(정보통신기술) 기반의 한국형 히든챔피언을 발굴하기 위한 ‘K-Champ(케이-챔프) 벤처 창업 공모전’을 진행 중이다.

이승용 KT 창조경제추진센터 상무는 “KT는 한국형 히든챔피언인 K-Champ를 육성해 국민기업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기업의 미래 성장과 창조 경제의 디딤돌을 마련하겠다”며 “KT와 함께 성장할 대한민국 히든챔피언의 탄생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과 SK플래닛도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SK텔레콤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브라보 리스타트’를 통해 청·장년층의 ICT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SK플래닛은 스타트업 지원 동반성장 프로그램인 ‘트라이앵글 토크콘서트’를 통해 우수 스타트업을 선별 지원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3년 9월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우해 스타트업포럼과 업무협약을 체결했지만 활동은 아직 미진한 상황이다. 스타트업체들이 육성지원 프로그램보다는 투자 유치에 관심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김복만 스타트업포럼 사무총장은 “실제 운영을 해보니 스타트업체들이 원하는 부분은 육성 지원 프로그램이 아니라 투자”라며 “우리 포럼도 올해부터는 투자 유치로 방향을 선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종혁 기자 ch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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