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히만, 신발 팔아 한해 60억 달러 버는 가족기업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5-01-22 19:12 수정일 2015-01-22 19:12 발행일 2015-01-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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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이익의 사회 환원을 경영 철학으로 세계적인 신발 회사로 성장한 독일 다이히만의 하인츠 호르스트 다이히만(왼쪽) 회장이 지난해 인도의 한 나환자촌을 방문해 환자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AFP)

‘사람의 발을 위한 폭스바겐’.

독일 신발 기업 ‘다이히만슈헤SE(이하 다이히만)’의 비전을 가장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단어다. 회사 철학의 중심에는 지난해 10월 8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하인츠 호르스트 다이히만 회장이 있었다.

그는 독일에서 국민차와도 같은 폭스바겐처럼 제품 가격이 합리적이면서도 품질은 좋은 신발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다이히만 제품의 가격은 보통 10~50유로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각각의 제품들은 색상과 디자인이 다양하고 품질도 뛰어나 고객의 니즈를 충분히 충족시켜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항상 ‘사람을 향한 기업’을 만들겠다는 다이히만 회장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그는 과거 “소비자가 신발이 비싸서 신지 못하는 경우가 없도록 타당하다고 여기는 선에서 가격 정책을 세우고 있다”고 회사의 전략을 설명한 적도 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최근 다이히만 기업이 세계 20여개국에 3500개 이상의 지점을 가지고 있으며 지난해 한 해 동안 약 1억6700만 켤레의 신발을 팔아 총매출 6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또 회장인 다이히만은 지난해 기준 총 재산 49억 달러를 가지고 있었으며 세계에서 295번째 부자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다이히만 회장은 가격도 싸고 품질도 좋은 상품을 팔면서 다이히만을 어떻게 유럽 최고의 신발 기업으로 만들 수 있었을까.

그 배경엔 물류 비용 절감과 함께 역시 또 사람을 향한 철학이 있다. 다이히만 회장은 내부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종업원들 관리에 뛰어났다. 매장과 연결된 창고에서 일하는 노동자들과 격식 없이 제품 물류 시스템에 대한 아이디어를 논의하며 다이히만 만의 ‘재고 물류 처리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었다. 전 세계 3500개 매장의 재고 정보를 가운데서 관리하는 중앙 통제센터를 만들고 노동자들이 서로 신속하게 교류하며 각 지역에 부족한 물건을 신속하게 공급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또 제품 생산자들과도 제품 개발 아이디어와 트렌드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며 ‘사람의 발을 위한 폭스바겐’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우리 기업은 인간에게 봉사하는 자유와 독립성을 지속해 나가기 위해 가족기업으로 남을 것이다. 인생은 짧다. 그러므로 우리가 받은 사랑을 어떻게 삶 속에 실현시킬 수 있을지 진지하게 물어야 한다.” 현재 그의 아들인 하인리히 오토 다이히만이 경영을 하면서 아버지의 철학을 그대로 이어나가고 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