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전국 확산 조짐에도 당국은 '느긋'

박기성 기자
입력일 2015-01-05 19:13 수정일 2015-01-05 19:13 발행일 2015-01-0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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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에 이어 경기, 경북 등 전국으로 확산추세
12월 이후 확인된 것만 32개 농장서 발생

지난달 초 충북 진천에서 처음 시작된 돼지 구제역이 최근 들어 경북지역까지 확대되고 있으나 관계당국은 과거 통계와 비교하며 다소 느슨한 태도마저 보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열린 가축방역협의회에서 구제역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 축산관련차량의 운행을 전면 통제한 가운데 전국 도축장 등 관련시설에 대한 2차 일제소독을 7일 실시한다고 5일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해 각 지자체 등에 따르면 이날 현재 구제역 양성 및 의심축 확인 농장은 총 32개에 달한다.

지난달 3일 충북 진천에서 처음 발생해 인근 지역으로 번지기 시작한 구제역은 지난달 16일 충남 천안지역을 거쳐 지난 3일 경북 의성군과 안동시 소재 돼지사육농장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했다. 5일 현재 충북을 비롯해 충남, 경기, 경북 등 4개 도, 10개 시·군, 32개 돼지농장으로 확산중인 것이다.

특히 경북의 경우 지난달 30일 영천을 시작으로 의성과 안동으로 번진 셈이다. 32개 발생농장에서 매몰된 가축은 5일 현재 2만6155마리에 달한다. 구제역 확산이 자칫 봄철까지 지속될 경우 경제에 미치는 영향 또한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 당국은 과거와 비교해 다소 느긋해하는 태도다. 농림축산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올 겨울 구제역 확산이 지난 2010년11월부터 2011년4월까지 발생한 통계와 비교해 크게 염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5일 현재 총 32건의 구제역이 발생했다”면서 “지난 2011년 1월3일까지 816건이 발생한 바 있다”며 과거의 통계를 근거로 다소 안도해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최근에 발생하는 구제역과 관련, 구제역 바이러스에 교차 오염된 차량을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추정, 가축방염협의회를 개최해 전국 축산 관련 차량의 운행을 전면 통제하는 한편 전국 도축장 등 관련시설에 대한 2차 일제소독이 7일 실시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용인시에서도 5일 오전 한 돼지농장에서 구제역 의심 신고가 들어오는 등 수도권에서도 구제역 의심 증상이 발견되는 등 올 겨울 구제역 발생은 여전히 전국으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구제역에 이어 AI까지 전국으로 확산될 경우 자칫 서민경제 침체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 구제역에 대한 정부 당국의 총력 방역이 요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 농림축산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상황은 ‘심각’단계로 격상할 상황은 아니지만 확산 차단을 위해서는 더욱 철저한 방역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 당국의 결론”이라고 밝혔다.

박기성 기자 happyday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