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해치는 탄산음료도 설탕세 내야"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5-01-05 18:17 수정일 2015-01-05 18:25 발행일 2015-01-0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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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명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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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출신 유명 요리사인 제이미 올리버가 탄산 음료를 자주 마시는 아동들의 건강을 위해 코카콜라 등 글로벌 탄산음료 기업들에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3일(현지시간) 세계적인 요리사이자 요리연구가인 제이미 올리버가 최근 TV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글로벌 탄산음료 업체들이 제조하는 음료의 설탕 함량 정도에 따라 세금을 도입하자는 주장을 했다고 보도했다.

또 신문은 코카콜라 등 대표적인 글로벌 탄산음료 기업들이 적극적인 물량공세와 마케팅으로 남미 지역을 포함한 저소득 국가의 시장을 장악해 국민들의 건강에 해악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당분 섭취를 줄이자는 연구와 주장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도 계속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3월 런던대(UCL)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천연 당을 제외한 첨가 당의 하루 섭취량을 전체 섭취 열량의 10%에서 5%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는 새 권고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새 권고안에 따르면 하루 평균 당류 섭취량 25g이다. 성인 여성 기준으로 5~6 티스푼, 14세 미만 아동들 기준으로 2~3 티스푼 정도에 해당하는 양이다.

보도에 따르면 올리버는 영국 채널4 TV 방송 프로그램 ‘제이미와 지미의 금요일 밤 축제’에 출연해 증가하는 아동들의 비만과 가공 식품 섭취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설탕의 위험성에 대해서 경고했다.

이 프로그램엔 올리버의 어린 시절 친구이자 현재 농업인인 지미 도허티도 함께 출연한다. 임시적으로 운영하는 ‘팝업 카페’를 배경으로 영화배우 케이트 허드슨이나 가수 타이니 템파 등 유명 인사들과 함께 음식에 관한 사회 문제를 토론하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에서 올리버는 영국에서도 탄산음료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12년 프랑스가 아이들의 비만 문제를 해결하고 정부 세입을 늘리기 위해 실시했던 설탕 함량 정도에 따른 세금제를 그대로 도입하자는 얘기다.

영국에서도 지난해 아동 비만 문제 해결을 위해 탄산음료에 세금을 도입을 요구하자는 여론이 잠시 일었지만 제레미 헌트 영국 보건장관이 반대해 무산됐었다.

올리버는 “설탕은 담배만큼 건강의 균형을 파괴하는 ‘악(惡)’적인 요소”라며 “나 조차도 세금내는 것을 좋아하진 않지만 영국 국민건강보험(NHS)에 등록된 질병 중 68%가 식단과 관련 돼있다는 얘기를 듣게 되면 급진적인 변화가 필요함을 상기하게 된다”고 말했다.

도허티는 최근 탄산음료를 즐겨 마시는 아이들의 치아 건강 상태를 조사하기 위해 멕시코에 있는 치과들을 방문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멕시코 대부분의 3~5세 아이들이 너무 많은 콜라를 섭취해 치아 상태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그는 “웃긴 점은 아이들의 치아를 치료하겠다는 치과의 의자나 우산 등 모든 물건들에 코카콜라 상표가 붙어있던 것”이라며 “코카콜라와 같은 글로벌 탄산음료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국가 아동들의 목을 조르고 있다”고 말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