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라이트 입자 첫 발견…양자컴퓨터 개발 가속도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4-12-30 16:24 수정일 2014-12-30 17:43 발행일 2015-01-01 1면
인쇄아이콘
‘꿈의 컴퓨터’로 불리는 양자 컴퓨터의 현실화를 크게 앞당길 수 있는 물질이 미국 연구팀에 의해 발견됐다.

미국 과학전문 매체인 유레카얼러트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립대 시티 컬리지(CCNY) 연구팀이 최근 ‘하프라이트(half-light) 입자’를 발견, 앞으로 양자컴퓨터 개발의 가능성이 활짝 열릴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광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의 1월호에 실린다.

양자론은 물질의 미시세계에 관한 이론으로 양자론의 관점에선 빛 또한 하나의 입자인 광자(photon)다. 이번 연구에서 발견한 하프라이트 입자는 이 광자의 절반 규모인 것으로 관측됐다.

빛의 양자론을 컴퓨터 개발에 응용한 것이 바로 양자 컴퓨터다. 컴퓨터는 정보의 최소단위로 비트를 사용, 0과 1의 2진 부호로 연산하지만 양자컴퓨터는 빛을 이용해 양자적 상태의 조합인 ‘큐비트’를 이용해 연산한다. 개발만 되면 기존 슈퍼컴퓨터로 300년 걸리는 정보처리를 1초에 해낼 수 있으며 게놈이나 기상·경제 정보 분석 등 슈퍼컴퓨터로도 풀 수 없는 복잡한 연구에도 응용될 수 있다. 개발만 되면 전 세계의 과학 분야 뿐만 아니라 의학, 생활 등 인간과 관계된 거의 모든 분야에 새로운 첨단 세상이 열리는 것이다.

최근 세계 최초의 양자 컴퓨터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던 ‘D-Wave’가 미국 최대 방산업체 록히드 마틴, 미국항공우주국(NASA),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 등에 팔렸지만 성능이 일반 컴퓨터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양자컴퓨터를 위한 새로운 학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CCNY 연구팀과 스탠퍼드대의 비노드 메논 박사는 최근 A4용지 두께의 1억 분의 1인 나노반도체에서 하프라이트 입자’를 밝혀냈다. 연구팀은 반도체에 빛 에너지를 최대한 흡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태양전지나 센서에서 이용되는 ‘광포획(light trapping)’ 기술 장치를 삽입해 복합적인 양자 입자들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 하프라이트 입자를 발견했다.

메논 박사는 “지금까지 양자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 부딪혀왔던 제약들 중 하나에 돌파구가 마련됐다”며 “이번 연구가 광자를 이용해 만들어지는 기기들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