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경찰, 교통 단속에 흑백 인종 차별"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4-12-27 15:02 수정일 2014-12-27 15:02 발행일 2014-12-27 99면
인쇄아이콘
미국 경찰의 흑백 인종 차별 대응 문제가 연일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시카고 경찰이 교통법규 위반 단속에 인종차별적 잣대를 적용한다는 통계 결과가 나왔다.

미 일간 시카고 트리뷴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시민자유연합(ACLU)의 통계 자료를 인용, 시카고에서 경찰들이 흑인 운전자들에 한해 교통 단속을 이유로 차를 세우거나 차량 수색을 벌인 사례가 백인 운전자에 비해 불균형적으로 높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0만여 건의 시카고 경찰의 교통 단속 건수 중 흑인 운전자 단속 사례는 절반에 육박하는 46%를 차지했다. 시카고 시 흑인 인구가 전체 중 약 32%(2010 인구센서스 기준)밖에 안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불균형적인 통계 수치이다.

ACLU는 특히 백인 다수 거주지역에서 흑인 운전자가 단속에 걸린 확률이 크게 높았다고 밝혔다. 가령 흑인 인구가 6.6%에 불과한 타운홀지구의 흑인 단속 사례가 17%에 달했다. ACLU 일리노이 지부의 애덤 슈워츠는 “경찰이 단속 대상을 결정하는 데 있어 흑인과 백인에게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신문은 시카고 시가 공식적으로는 ‘인종 프로파일링’(경찰의 수사 기법 중 하나로 범죄 수사를 할 때 인종을 구분해서 혐의를 판단하는 방식)을 금하고 있지만 ACLU의 통계 자료가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일리노이 주는 지난 2003년 ‘일리노이 교통 단속 통계 연구 법’(Illinois Traffic Stop Statistical Study Act)을 제정, 교통경찰은 단속에 적발되거나 차량 수색 대상이 된 운전자를 인종별로 구분해 기록에 남기고 이 자료를 매년 발표하도록 했다. 인종 프로파일링을 방지하자는 차원에서 시작했었지만 1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차별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3년 통계에서도 시카고에서 백인 대비 흑인 또는 히스패닉계 운전자가 교통 단속에 걸릴 확률은 4배 이상 높았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