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구조조정 마무리 수순…540명 희망퇴직 신청

유승열 기자
입력일 2014-12-25 18:18 수정일 2014-12-25 18:18 발행일 2014-12-2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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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40명 옷벗어
"김연배 부회장, 몸집 줄이기 미션 받은 거 맞네" 솔솔
잡음이 끊이지 않던 한화생명의 하반기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올해 한화생명에서 840명의 직원이 옷을 벗게 됐다. 일각에서는 회사를 위한 것이 아닌, 회사에 독이 되는 구조조정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고직급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화생명 희망퇴직에 540명이 신청했다. 상반기 300명을 감축한 것을 감안하면 올해에만 840명을 구조조정한 것이다. 이는 작년말 기준 전체직원 4738명(계약직 포함)의 17.7%에 해당한다.

한화생명은 노조와 합의한 대로 희망퇴직하는 사람에게 3년치 임금을 지급하고 월 15만원의 연금지원수당(5년치)과 학자금(1년치)을 현금으로 지급한다. 또 복지포인트·건강검진비용·경조사비도 3년간 보장해준다. 한화생명 자회사에 재취업하면 임금 2년치와 연금지원수당은 3년치, 학자금은 1년치를 현금으로 지급한다. 희망퇴직 신청자와 자회사 이동 신청자는 1직급 특별승진도 이뤄진다.

이처럼 희망퇴직 신청이 완료됐음에도 사내에서는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달 초부터 직원들은 면담을 통해 직원들에게 사무직 원거리 발령이나 대기발령, 사무직 허브단 신설, 내년 4월 정리해고 등으로 퇴직 압박을 가해왔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달 초까지 49명이 원거리 발령이 났다. 이에 희망퇴직을 가장한 강제퇴직을 철회하라며 노조가 반발했고 한화생명과 노조는 노사 TF를 구성해 퇴직신청철회서를 받았다. 희망퇴직 신청자격이 없는 지점장 같은 경우에는 희망퇴직을 받아달라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퇴직 보상내용도 더 좋아 형평성 논란도 일었다. 상반기 퇴직자들과 비교하면 위로금은 6개월치 더 지급되고, 연금지원수당과 성과급까지 지급돼 1인당 평균 4000만원의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차이는 크게 7000만원까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화생명은 “향후 희망퇴직 신청자에게는 이보다 적은 보상이 이뤄질 것”이라며 퇴직을 추천했지만, 상황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 기 퇴직자들의 반발이 심해지고 있다.

한화생명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력구조를 개서하기 위해서는 고직급의 인원을 퇴직시켜야 하는데,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노조가 요구한 안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지난 9월 한화생명 공동대표자리에 앉은 김연배 부회장이 한화생명의 몸집을 줄이기 위해 온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희망퇴직 보상내용이 커진 것은 회사 입장에서 부담이 된다”며 “그럼에도 단행한 것은 어떤 방식으로던지 인력을 줄이겠다는 강한 의지가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최근 그룹에서 한화생명 지분 매각, 한화손보 매각 등의 소문이 돌아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구조조정으로 인해 직원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다”며 “회사를 위한 구조조정이 회사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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