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영화 '인터뷰' 온라인 무료 공개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4-12-22 15:53 수정일 2014-12-22 18:09 발행일 2014-12-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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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 "소니 실수" 언급<BR>"영화공개 추가압박 받았을 것"
북한의 해킹 의혹으로 미국 상영이 취소된 영화 ‘인터뷰’에 대해 제작사인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가 인터넷으로 무료 배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뉴욕 지역 일간지인 뉴욕 포스트는 21일(현지시간) 소니 영화사가 자사 온라인 배급사 ‘크래클’을 통해 영화를 무료로 공개하고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19일 휴가지인 하와이로 출발하기 직전 송년 기자회견에서 “소니 영화사의 개봉 취소 결정이 자사 직원들에게 피해를 입혔고 기업 이미지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며 “전적으로 실수했다”고 비판했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발언이 나오자 미디어업계 관계자들과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소니 영화사가 어떻게든 ‘인터뷰’를 공개해야 한다는 추가 압력을 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소니 영화사의 마이클 린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N에 출연해 “우리는 북한의 테러 위협에 겁먹거나 굴복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영화 ‘인터뷰’를 어떤 식으로든 방영할 계획이고 다양한 선택방안을 두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소니 고문변호사 데이비드 보이스도 이날 NBC 일요 시사 대담 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해 “소니는 인터뷰 개봉을 연기했을 뿐이고 배포 방법을 찾고 있다”면서 “어떤 방식이 될지 몰라도 영화는 배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해킹 사태는 소니의 보안 문제가 아니라 국가 안보의 문제”라면서 정부가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소니 영화사는 성탄절인 오는 25일에 맞춰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암살 음모를 다룬 코미디영화 ‘인터뷰’를 개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이나 관객에 대해 테러 위협이 제기되자 개봉을 취소했다. 이로 인해 소니 영화사는 4100∼5500만 달러(약 450억∼600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다.

북한이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이번 소니 영화사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남한에 조만간 발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탈북자들과의 직접 인터뷰를 인용, 미국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발표한 소니 영화사에 대한 컴퓨터 해킹 공격이 남한에 사이버 테러를 자행하기 위한 전초전이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번 소니 영화사를 해킹한 공격 방식이 북한이 남한에 자행한 테러 사례와 구조적인 유사성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임종인 교수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경제적으로 위기에 직면하면서 잠수함이나 핵 개발 보다는 비용 효율적인 사이버 테러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