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지하철 '쩍벌남' 대대적 소탕 나섰다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4-12-22 15:28 수정일 2014-12-22 18:28 발행일 2014-12-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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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교통청 지하철 문화 개선 캠페인
맨스프레딩블로그캡처

미국 뉴욕에서 지하철에서 다리를 벌리고 앉는 일명 ‘쩍벌남녀’의 의식을 개선하기 위한 캠페인이 시작됐다.

영국 더타임스는 2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다리를 있는 대로 벌려 앉아 2명 이상의 공간을 차지하는 행동들을 개선하기 위한 캠페인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캠페인은 뉴욕의 남자들이 주로 2~3자리를 차지해가면서 다리를 벌리고 앉아있는 행동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에서 비롯됐다. 뉴욕교통청(MTA)은 지하철 이용객들에게 캠페인을 알리기 위해 ‘맨스프레딩(Manspreading)을 하는 남성들’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번 캠페인을 적극 홍보했다.

프로젝트는 유럽과 미국 전역의 지하철에서 다리를 심하게 벌리고 앉아 옆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의 사진을 찍어 웹사이트에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처음엔 켈리 오도넬이라는 미국 여배우가 사진을 찍어 자신의 개인 트위터에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됐었다. 그러다 MTA가 이를 발견해 조금 더 큰 프로젝트로 만들어 공공의식을 개선시켜 보자는 차원에서 시작됐다.  

뉴욕쩍벌남포스터
뉴욕교통청(MTA)이 공개한 맨스프레딩에 관한 포스터 속에는 한 남성이 다리를 벌린 채 지하철 의자에 앉아있고 두 남녀가 그의 바로 옆에서 앉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포스터의 옆엔 ‘다리를 벌리지 말아달라(Stop the Spread, Please)’는 문구도 담겨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맨스프레딩을 ‘자신의 몸을 내던지듯이 좌석에 앉는 스타일’이라고 표현하면서 MTA에서 제작한 포스터도 함께 공개했다. 포스터엔 한 남성이 다리를 벌리고 두 자리를 차지하자 다른 승객들이 좌석에 앉지 못하는 상황이 그려져 있다.

광고는 ‘공공 예절을 지키는 행동이 좋은 지하철 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슬로건 하에 만들어질 예정이다. MTA는 맨스프레딩 행동뿐만 아니라 큰 가방을 메고 진로를 방해하는 사람들을 위한 캠페인도 진행할 수 있을 거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학계에서도 맨스프레딩 행동을 분석하고 있다. 미국 옥시덴털대의 리사 웨이드 교수는 “주로 권력을 얻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맨스프레딩 행동을 통해 자신의 심리를 드러내는 것”이라며 “이러한 사람들은 평소에도 교통신호 위반이나 절도 등의 범법 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