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생보사 '자회사 GA'로 돌파구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4-12-22 17:59 수정일 2014-12-22 17:59 발행일 2014-12-2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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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보험대리점 설립나서는 이유는 ?<BR>"특정 상품 판매" GA 퇴색 우려도

국내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법인보험대리점(GA) 설립에 박차를 가하면서 그 속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GA는 한 보험사에 종속되지 않고 여러 보험사와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보험 상품을 파는 회사를 말한다. 보험사들은 자회사격 GA를 거느리며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거대해진 GA시장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빅3 생명보험사인 한화생명과 삼성생명은 내년 초 자회사형 GA 설립을 목표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경우 금융감독원에 GA설립인가 신청을 했고, 현재 결과를 기다리는 상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대형 GA들이 보험사들에게 판매수수료 비중 확대나 무리한 프로모션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차라리 보험사 자체 GA를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또 GA자회사 설립이 유휴인력을 정리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경영악화를 이유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추세인데 임직원을 회사에서 바로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GA를 활용해 다시금 일자리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이 금융백화점 허용을 눈앞에 두고 있어 이를 대비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금융백화점이란 한 점포에서 은행, 증권, 보험, 신용 카드 등 한꺼번에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는 복합 점포를 말한다. 예를 들어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그룹 계열사 상품을 삼성생명 GA를 통해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반면 보험사에 소속된 GA는 해당 회사의 상품을 우선 판매하는 관행이 형성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GA는 여러 상품 중 적합한 상품을 고르는 것인데 해당사의 특정 상품을 우선적으로 판매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