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 쿠바 53년만에 '국교정상화' 합의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4-12-18 16:20 수정일 2014-12-18 18:06 발행일 2014-12-1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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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美 대통령 "봉쇄정책 실패"<BR>테러후원국 해제·대사관 재개설 등 외교정상화 지시

미국과 쿠바가 53년 만에 역사적인 국교정상화에 합의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1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쿠바와의 외교관계 회복에서부터 여행자유 확대, 테러지원국 해제 검토 등 다양한 내용의 새로운 대(對) 쿠바 정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양국이 외교관계를 단절한 것은 지난 1961년 1월로 이번 협상은 양국이 4년째 수감하고 있던 미국개발원조청(USAID) 계약직원 앨런 그로스의 석방을 위해 협상하는 과정에서 이뤄지게 됐다. 신문은 이번 국교정상화 선언이 반세기만에 미국과 쿠바 사이에 냉전시대의 유물을 청산한 일이라고 평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공식 성명을 통해 “미국은 대(對) 쿠바 관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위한 역사적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며 존 케리 국무장관에게 즉각 쿠바와의 외교관계 정상화 협상을 개시하라고 지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이 반세기 이상 유지해온 대쿠바 봉쇄정책이 실패했음을 공식적으로 시인했다. 그는 “미국의 쿠바 봉쇄는 민주적이고 안정적인 쿠바로 만들겠다는 애초 목표를 달성하는데 실패했음이 분명해졌다”며 “오히려 미국의 봉쇄 정책은 중남지 지역과 전 세계의 파트너 국가들로부터 미국이 고립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따라 현행 대 쿠바 봉쇄정책을 대폭 완화한다는 방침 하에 수개월내에 쿠바 수도 아바나에 미국 대사관을 재개설하고 양국 정부의 고위급 교류와 방문을 담당하도록 할 예정이다.

로이터 등 주요외신도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성명을 인용, 미국이 이민문제와 함께 마약퇴치, 환경보호, 인신매매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쿠바와 적극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와 함께 케리 국무장관에게 쿠바의 테러후원국 해제를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