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를 보면 돈이 보인다"… 한국 기상산업 수출길도 '쨍쨍'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4-12-09 17:58 수정일 2014-12-09 19:23 발행일 2014-12-1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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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국 노하우 전수요청 쇄도… 블루오션 기상산업 쑥쑥 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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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시대에 기상산업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관련산업 육성과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9일 기상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국내외적으로 기상산업의 경쟁력과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국내 산업을 지속적으로 육성하고 민간 기업의 수출을 확대하는 등 해외시장을 넓혀나가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기상산업이란 기상 관련 상품을 제조·공급하거나 용역을 공급하면서 기상정보의 유통과 활용단계까지 포괄하는 산업으로, 크게 기상예보업, 기상감정업, 기상컨설팅업, 기상장비업 등으로 나뉜다.

기상산업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재해가 빈번해지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피해를 줄이는 방안으로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아 왔다. 국내 기상산업도 새로운 기후변화 시대를 맞아 기상정보 서비스를 보다 더 고도화, 체계화 하고 올바로 활용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시장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활성화됐다. 정부는 2009년 시행된 ‘기상산업진흥법’에 근거해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을 설립하고 5년 단위로 기상산업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다.

현재 국내 기상사업자 등록 수는 198개(2013년 기준)이며,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기상산업이 해외 수출에 있어서 경쟁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기상청에 따르면 한국 기상 분야의 경험을 배우고 싶어 하는 개발도상국들의 수요가 높다. 기상 산업에는 기상 관측, 풍속 측정 등을 위한 여러 가지 장비를 필요로 하는데, 우리나라는 모든 장비를 풀패키지로 갖고 있는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단시간에 빠르게 성장한 경험을 갖고 있어 한국에 호의적인 국가들이 많다는 설명이다. 기상청 기상산업정책과 관계자는 “국외 수요가 상당히 높은 가운데 한국의 발전 경험을 배우고 싶어하는 나라들이 많다”면서 “시장을 국외로 확대하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기상산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기상기후 산업의 수출액은 2008년 13억700만원에서 2014년 63억5800백만 원으로 6년 새 5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기상산업이 개도국 시장을 충족시킬 수는 있어도 기상선진국인 미국이나 유럽을 따라잡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상산업을 육성하고 민간기업의 육성과 해외진출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기상기후 분야의 민간기업 양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양시은 한국기상산업진흥원 산업육성실 과장은 “아직은 소규모 중소기업들이 대부분이어서 해외 사업을 당장 수행하기에 역량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면서 ”진흥원에서도 민간 기업을 육성하고 컨소시엄 형태로 해외진출을 돕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 과장은 “국내외적으로 기상산업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민간기업을 꾸준히 지원해 해외에 진출하는 강소기업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국내 기상산업의 대부분이 하드웨어, 즉 장비쪽에만 치우쳐져 있어 업계 사업자들이 산업을 좀 더 넓게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현재 한국기상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안중배 부산대학교 대기환경과학과 교수는 “기상산업은 대부분의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블루오션이다”면서도 “국내 사업자들이 대부분 장비쪽에만 치우쳐져 있어, 상대적으로 국내 기상산업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기상감정, 기상컨설팅, 기상서비스 분야는 취약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보다 선진국인 국가들의 사업 영역과 기상서비스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면서 업계 사업자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국내 민간기업이 기상 경보를 할 수 없거나 민간기업들이 6개월에 한번씩 기상청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변희룡 부경대학교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일본에는 약 6천여명의 기상 예보사라는 자격을 가진 이들이 예보와 경보 분야에서 자유롭게 뛰고 있다”면서 “기업을 지원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스스로 기술을 연구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산업의 성장을 방해하는 규제를 풀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상청과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은 프레스센터에서 ‘2014년 기상기후산업 해외진출 및 수출 확대 전략 포럼’을 개최하고 기상기후 산업의 수출확대 전략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서 기상청과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은 개도국을 중심으로 한국형 기상선진화 모델을 개발하자는 데 합의했다. 기상청 정홍상 차장은 “개발도상국에서 기상기후 장비나 시스템을 현대화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고, 이에 발맞춰 우수한 기술력과 빠른 성장 경험을 보유한 국내 기상기후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기상기후 산업 수출의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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