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중산층 몰락… 세계경제 성장 걸림돌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4-12-09 18:58 수정일 2014-12-09 19:16 발행일 2014-12-1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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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중산층 60%, 물가 12% 오를때 소득은 0.5% 증가… 갈수록 입지 좁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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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의 중심축인 미국과 영국의 중산층이 최근 붕괴되면서 세계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은 2009년 9월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세계적 불황을 겪고 난 후 미국 경제가 상승세를 탔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40년간 소득 하위 90%의 가계에서 소득 증가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노동부 통계 자료를 인용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도 심화된 소득의 양극화로 인한 중산층의 감소로 국가 경제성장률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내 소득 하위 90% 계층은 40년 전 소득의 68%에 달하는 수입을 얻었으나 2013년 52%로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2013년 기준 소비자 지출 데이터를 분석한 노동부 통계 결과에 따르면 중간층 60%에 해당하는 가구의 소득은 2007년부터 6년간 0.5% 이하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이 약 12%, 전체 지출증가율이 2.3% 정도 임을 감안할 때 중산층의 입지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미국 경제는 중산층이 소비회복 속도를 올릴 때 활성화 될 수 있어 이런 소득의 양극화는 경제 성장의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미국 중산층은 지난 1984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소득이 낮고 고령화돼 있다는 구조적 문제 또한 직면해 있어 당분간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신문은 보도했다.

에드워드 울프 뉴욕대 경제학 교수는 “미국인들은 미국 내 중산층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심화된 빈부격차로 더 이상 그렇지 않다”고 분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9일(현지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불평등과 경제 성장’ 보고서를 인용해 1980년대 이후 빈부격차가 심화되지 않았다면 경제성장률이 지금보다 20% 이상 높았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영국 내 하위 40% 계층인 일명 ‘사라지는 중산층(Squeezed Middle)’의 성장을 위해 상위 계층의 세금 부과율을 높이는 등의 정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기준 미국 내 상위 10%는 하위 10%보다 16.5배에 달하는 소득을 얻었으며 영국은 하위 10%에 해당하는 소득의 9.6배가 상위 10%에 분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OECD 회원국 34개국 중 미국, 영국을 포함한 25개국 이상의 국가에서 상위 10% 가계소득이 하위 10% 가계소득보다 급격히 증가했으며 1990~2010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 30년 전보다 최대 10%포인트 가까이 떨어져 소득 불평등이 전 세계 경제 성장에 미치는 악영향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김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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